코로나19 탓 ‘집콕’ 늘며 식생활도 변화
비대면·간편식 등으로 빠르게 수요 이동
카페·디저트 33%, 아시안·양식 32%↑
프리미엄 외식배달 문의건수 62% 껑충
덮밥·국밥류 일색 HMR도 메뉴 다양화
간편식 질적 성장·배달 전문점 트렌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시장이 격변기를 맞았다. 매장 방문 손님이 급감하면서 포장이나 배달 등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느라 분주해졌다. 스마트폰 앱에서 미리 주문하거나 차량에 탑승한 채로 식음료를 구입하는 비대면 주문 서비스도 안착했다. 가정간편식(HMR)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길어진 ‘집콕’ 생활에 일상적인 집밥 메뉴 외에 일품요리나 간식류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제조사들은 소비자 니즈에 부합한 다양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감소 직격탄…외식 체질개선 본격화=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최근 진행한 ‘외식업계 코로나19 영향 모니터링’ 조사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체들의 사정을 그대로 보여줬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1월 20일) 후 2주간 진행한 1차 조사에서 고객이 감소한 업체 비중은 85.7%, 고객 감소율은 29.1%였던 것이 5차 조사(확진자 발생후 6주간 일 평균)에선 각각 95.2%, 65.8%로 늘었다. 고객의 3분의 2가 감소한 것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측은 “감염공포 및 위생염려 등의 이유로 각종 모임 및 행사 등이 취소되면서 외식업체 단순매출 감소뿐만 아니라 2차, 3차 감소로 이어져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6~10일 진행된 6차 조사에선 평균 고객 감소율이 34.1%로 직전 조사에 비해 반등하긴 했으나, 코로나발 외식시장 체질 개선 움직임엔 이미 불이 붙은 모양새다.
▶배달형 공유주방 호황·비대면 서비스 확산=개학연기와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것이 배달 시장이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이 지난 3월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주문건수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 확산 전 2주(1월 18~31일) 주문건수 대비 17% 증가했다. 카테고리별로는 카페·디저트 (33%), 아시안·양식 (32%), 도시락 (29%), 족발·보쌈 (27%), 분식 (2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밥으로 먹을 수 있는 한식이나 도시락보다, 디저트나 양식 등에 수요가 좀 더 쏠린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이색요리, 미식 배달에 대한 관심은 프리미엄 외식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문의건수 증가세(62%)가 전체 배달건수 증가세(17%)보다 높다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배달음식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외식시장에선 배달 전문 창업도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에 배달형 공유주방 ‘위쿡 딜리버리’는 더욱 바빠졌다. 독자 점포를 운영하는 것보다 비교적 소자본으로 배달음식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3월 위쿡 딜리버리 입점 문의는 2월 대비 세배 이상 증가했다. 3월 매출은 전월인 2월 대비 15% 증가했고, 코로나19 발생 전인 1월과 비교해선 24.6%가 늘었다.
승차구매(드라이브 스루) 트렌드도 패스트푸드, 커피 등에서 최근 도시락, 활어회 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포장한 음식을 차량에서 곧장 수령하는 방식으로, 매장 손님은 물론 직원과의 대면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앱에서 미리 주문해두면 대기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비대면 주문 서비스가 활성화된 스타벅스의 올해 1~3월 ‘드라이브 스루’ 주문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차량정보를 미리 등록해두면 자동 결제되는 시스템인 ‘마이 DT 패스’를 통한 주문도 같은 기간 37% 늘었다. 드라이브 스루 전체 주문 중 마이 DT 패스를 통한 주문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HMR 다양화…질적성장 빨라질 듯”=코로나19는 외식시장 뿐 아니라 HMR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즉석밥·찌개류를 넘어 간식류 등 새로운 HMR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의 고메 프라잉스낵(냉동 핫도그, 치킨, 돈카츠 등)의 3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덮밥·국밥류 일색인 HMR 시장에서 보다 새롭고 건강한 식단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비비고 생선구이 3월 매출도 전월보다 두배 가량 늘었다. 이와 함께 집밥처럼 요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밀키트(반조리식품) ‘쿡킷’ 매출도 늘기 시작해 이 역시 3월 매출이 전월대비 두배 치솟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가정 내 취식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으로 신규 카테고리에 대해 소비자 반응이 빨라지고 있다”며 “아울러 직접 요리하기 위한 요리 소재도 병행 구매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소비 감소세의 전통장류(고추장·된장) 매출이 이례적으로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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