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잡은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있다. 마스크 제조사, 택배업체, 이커머스 등에 투자한 곳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017년 7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한컴그룹과 함께 인수한 한컴라이프케어(옛 산청)가 올 들어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다. 호흡기, 마스크, 보호복 등을 생산하는 개인안전장비기업 한컴라이프케어는 올해 마스크 판매 급증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스틱은 당시 한컴그룹의 계열사 한컴세이프티와 함께 약 2000억원에 산청을 인수했다. 스틱과 한컴이 각각 약 800억원을, 기타 투자자가 약 400억원을 투자했다. 거래 종결 후 지급금(650억원)까지 하면 총 2650억원이 들었다. 이후 산청은 한컴세이프티와 한컴라이프케어의 합병으로 사명이 한컴라이프케어로 변경됐다.

한컴라이프케어는 2018년 매출 990억원, 순이익 192억원을 달성하는 알짜 기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주요 거래처의 공급이 끊기며 매출이 667억원까지 감소했다. 순이익은 23억원 적자전환됐다.

그러다가 올해 코로나19 호재를 만났다. 기존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마스크를 생산해온 한컴라이프케어는 마스크 품귀현상 등 국가적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마스크 제조사인 대영헬스케어를 인수, 생산량을 크게 늘렸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방역 및 산업용 마스크를 넘어 보건용 마스크 사업까지 확대하며 실적을 키웠다. 올 1분기 매출 202억원, 영업이익 6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61%, 1498% 증가했다.

2013년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가 인수한 마스크 및 화장지 제조업체 모나리자는 지난해까지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업체 간 경쟁 심화로 판촉비용 증가, 원재료인 목재펄프 가격 상승 등이 원인이다.

모건스탠리PE가 인수하기 전인 2012년만 해도 모나리자는 매출 1328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실적이 감소하며 지난해는 매출 1180억원, 영업이익 28억원까지 줄었다. 영업이익은 무려 75% 감소했다.

그러다 올해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마스크 판매가 급증하며 특수를 누리게 됐다. 올 1월2일 3685원이던 모나리자 주가는 같은 달 31일 913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모건스탠리PE는 지난 2월 5일과 6일 각각 149만4370주와 244만9248주를 장내 처분했다. 매각 단가는 각각 8812원과 5799원으로, 약 274억원을 회수했다. 이번 주식 매각으로 모건스탠리PE의 지분율은 66%에서 55.21%로 감소했다. 모건스탠리PE는 모나리자를 인수한지 7년이 넘어선 터라 코로나19를 기회로 엑시트에 나설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모건스탠리PE는 당시 모나리자와 계열사인 쌍용 C&B, 모나리자 대전 등 세 곳을 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가 8년 만에 로젠택배 매각에 성공할지도 주목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소비와 문화의 확산으로 이커머스 주문이 급증, 택배 물동량도 크게 늘고 있다. 택배 시장 호황으로 원매자가 늘면서 딜 성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에 투자한 PEF 운용사도 거래액 증가 호재를 누리고 있다. 통상 이커머스 업체의 기업가치는 거래액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거래액 증가는 몸값 상승으로 연결될 것으로 분석된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2015년 티몬에 5000억원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쿠팡에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총 3조2500억원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는 2018년 SSG닷컴에 1조원을, H&Q코리아는 2018년 11번가에 5000억원을, IMM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위메프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거래 급증에 따른 실적 개선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거래액 증가에 따른 기업가치 증가는 분명한 호재”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