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쇼와덴코 지분 4.46% 취득
‘범용소재 위주’ 롯데, 제품 다각화
신동빈, 화학사 M&A 의지 밝혀
현금흐름 안정적 투자여력 충분
롯데케미칼이 최근 일본 화학기업 쇼와덴코(SHOWA DENKO)의 지분을 두 차례에 걸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해외 화학사 인수 의지를 드러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석유화학 사업 육성이 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1617억원을 투자해 쇼와덴코의 지분 4.46%를 사들였다.
쇼와덴코는 시가총액 3조8000억원 규모의 중견 화학기업으로, 반도체 소재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소재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과의 경합 끝에 2차전지 음극재 기술을 보유한 히타치케미칼까지 인수하며 소재 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다.
롯데케미칼이 취득한 쇼와덴코 지분 규모가 5% 미만인 만큼 이번 투자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평가되지만 향후 쇼와덴코와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 기업에 대한 투자가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범용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쇼와덴코와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 기업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지분투자나 인수합병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및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신 회장은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경영에 참여한 만큼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10월 경영 복귀 이후에도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석유화학 사업 확장 기조를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루이지애나에 에탄분해시설(ECC) 공장을 준공하고, GS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와의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해왔다.
다만 해외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은 비교적 뜸한 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화학사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시 신 회장은 입찰설명회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만큼 열의를 보였다.
올 3월에는 신 회장이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력 기술을 보유한 일본 화학기업 인수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며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일본 화학회사들이 대부분 고부가 소재분야에서 입지를 다지며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계 회사들이 우선 그 대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쇼와덴코 지분 취득도 그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인 만큼 그룹의 주요 성장 축으로 석유화학 사업 집중 육성이 예상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현금흐름도 안정적인 만큼 투자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1분기 말 현재 현금을 비롯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은 총 3조7706억원으로 차입금(3조5551억원)보다 많아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43.4% 수준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앞서 1분기 실적발표를 겸한 컨퍼런스 콜에서도 “앞으로 시장에 다양한 매물들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인데, 견조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수합병 기회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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