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기금·여성평화상 제정 황선희 목사
“어머니 치매로 기억 잃어 현재상황 잘 몰라
정의연서 할머니 지원 안내 받은 적 없어”
정의연 전신 정대협도 회계부실 논란 휩싸여
위안부 쉼터 ‘나눔의집’도 후원금 전용 파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욕심이 과했다. 조금 내려놨어야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1) 할머니의 아들 황선희(61) 목사는 인터뷰 내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욕심이 과했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정의기억연대 관련 의혹을 두고서다. 긴 한숨으로 시작해 덤덤히 이어가던 목소리는 길 할머니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곧 잠겨 들었다.
황 목사는 “(윤 당선인과 정의연이) 좋은 일 했는데 욕심이 지나쳤다. 욕심이 지나쳐서 그런 것”이라며 “결국에는 소녀상도 없애고, 수요집회도 하지 말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이 수고하고 애쓴 건 분명하지만 조금 내려놨어야 한다”고 했다.
황 목사는 길 할머니가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다. 미혼모 아들로 태어나 버려진 갓난아기를 길 할머니는 노점상으로 일하며 목회자로 키워냈다. 황 목사의 호적도 길 할머니가 만들어준 것이다. 황 목사는 자신이 양아들이라는 이야기와 자신의 어머니가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마흔이 넘어서야 알았다.
길 할머니는 치매로 기억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황 목사는 “매일 아침 9시에 어머니께 안부인사를 드린다”며 “어머니가 기억을 못 하신다. 현재 상황을 전혀 모른다. 내가 전화를 드려서 말을 해도 잊어버리신다”고 했다. 그는 정의연에서 할머님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안내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복동 할머니 등과 함께 세계 전쟁피해 여성을 돕기 위한 ‘나비기금’을 만들고, 여성 평화·통일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평화상을 제정한 길 할머니는 현재 불거진 의혹을 인지하지 못한 채 정의연이 서울 마포구에 마련한 ‘평화의 우리집’에 머문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를 둘러싼 의혹들은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의연에 이어 대한불교조계종의 ‘나눔의 집’과 관련해서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후원금이 위안부를 위해 쓰이지 않고 있다”는 폭로도 나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지원하기 위한 시설들이 정작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쓰이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다.
김대월 학예실장 등 나눔의집 직원 7명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 “나눔의집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임을 내세우며 할머니들을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돌보는 전문요양시설이라고 광고했지만 실상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무료 양로시설일 뿐, 그 이상의 치료나 복지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법인이 채용한 두 명의 운영진에 의해 20여년간 독점적으로 운영됐고 운영진은 할머니들의 병원 치료비, 물품 구입 등을 모두 할머니들 개인비용으로 지출하도록 했다”고 했다. 할머니들을 위한 필수적인 치료나 식사도 부실하게 제공됐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앞서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해마다 정부보조금을 받아왔지만 결산서류에 이를 ‘0원’으로 기재하는 등 각종 회계부실 논란이 일었다. 정의연이 안성 쉼터를 시세보다 비싼값에 매입한 뒤 최근 손해를 보고 팔았다는 주장과 쉼터 운영비 지출 등과 관련한 의혹이 일기도 했다. 쉼터 관리인으로 윤 당선인의 부친이 채용돼 6년여 동안 7500여만원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정의연은 윤 당선인의 부친 채용에 대해 “사려 깊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박병국·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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