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팔만대장경이 화재사고로 인해 불에 타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들이 국가지정 목조문화재의 화재보험 가입을 꺼리면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이 10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국가지정 목조문화재 514곳 가운데 235곳(46%)만이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지정 목조문화재에는 국보ㆍ보물ㆍ중요민속문화재ㆍ사적 등이 포함된다.

특히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국보 52호 해인사 장경판전과 호남 최고의 사찰이자 국보 67호인 구례 화엄사 각황전 등이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각황전의 경우 창건한지 1400년이 넘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데도 불구, 이 같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168개 목조문화재 가운데 화재보험에 가입된 문화재는 절반인 85곳(51%)에 불과했다.

목조문화재 화재보험 가입률이 낮은 원인으로는 문화재를 관리하는 해당 지자체 혹은 단체의 책임감 부재가 지목되고 있지만, 보험사들이 화재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으로 지적된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목조 문화재 화재보험은 손실의 위험이 크고, 문화재 가격을 책정하기가 어려워 계약에 부정적이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숭례문 화재로 받은 보험금은 9500만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복원에 소요된 비용은 무려 250억원에 달한다.

김 의원은 “지금처럼 각각의 지자체 및 문화재 관리소가 보험사와 협의토록 할 것이 아니라, 문화재청이 직접 다수의 문화재를 패키지로 묶어 화재보험 계약을 유도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전체적인 위험손실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