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지역 정보 실시간 공유
정책 시차 두면 효과 떨어질수밖에
코로나 종식 후 U자·L자형 회복
서울·지방 모두 학세권이 강세
“스마트폰 보급률이 95%를 넘으면서, ‘어느 지역 아파트 값이 싸다’ ‘어느 지역이 호재가 있다’는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모바일 스트라이커’의 시대가 왔습니다. 이때 정책에 시차를 두면 정책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요.”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KB국민은행 강북 WM투자자문센터에서 만난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정책이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정보의 유통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전국의 투자 수요가 관심 지역에 한꺼번에 몰려 가격이 요동친다”며 “이제 정책 성공의 관건은 스피드”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가장 잘 읽는 전문가로 꼽히는 박 위원은 오는 28일 대한상의에서 열리는 ‘헤럴드부동산포럼 2020-코로나19시대 주택시장 변화와 바람직한 정부정책’ 토론자로 나선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간지 부동산 담당 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아예 관련 업계로 옮겼다. 스피드뱅크 부사장 겸 부동산연구소장과 부동산1번지 대표를 거쳐 현재 KB국민은행으로 왔다. 국토교통부의 주택정책 자문단 위원 등도 역임했다.
박 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택 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데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의 심리’를 읽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말한 ‘모바일 스트라이커’와도 통하는 부분이다. 그는 “IT(스마트폰)로 무장한 3040 세대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허물고 군집활동을 이루면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과거 부동산 개발 호재는 동네사람들만 알다가 다른 지역으로 소문을 타고 확산됐다면, 지금은 시차가 사라지면서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 예측을 위해선 MZ세대의 성장 배경이나 라이프스타일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위원은 “일본이나 유럽에선 코로나19 확산으로 복잡한 도시보다 전원 생활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가 있던데, 한국에선 일부 현상에 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국의 MZ세대는 어려서부터 아파트에서 생활한 콘크리트 세대로, 전원 생활에 대한 로망이 적은 데다 배달이나 커뮤니티 시설의 인프라 등 ‘편리함’에 대한 니즈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말대로 라면 코로나19 이후에도 변함없이 교통 여건이 좋은 대단지 그리고 커뮤니티 시설이 갖춰진 새 아파트로 수요가 몰릴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박 위원은 “교육 여건의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며 “서울 뿐 아니라 대구 범어동, 부산 해운대, 광주 봉선동, 대구 도룡동 등 전용 84㎡의 일부 인기 단지가 10억원을 넘은 것은 다 교육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식시장과 달리 실물 경제에 기반한 부동산 시장은 회복에도 시차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의 지속 기간과 강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속 기간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되고 강도까지 세다면, 부동산 시장도 메가톤급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회복세도 V자형 반등이 아닌 완만한 U자형이나 L자형으로 나타날 것이라 전망했다. 박 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지금까지 외부 돌발적인 쇼크로 가격이 떨어졌을 때 아파트값은 V자로 반등했으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실물 경기 위축까지 겹친 복합 위기로 번질 수도 있다”면서 “U자형이나 L자형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회복 시점도 내년 이후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박 위원의 코로나 19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제언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리는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0’에서 들을 수 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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