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전 한국인에게 도움준 페이건 3세, 2003년 작고

80대 익명 기부자, 뜻 잇고자 고인 이름으로 1억 기부

사랑의 열매 ‘아너 소사이어티’ 미국인 최초 고인 회원

고(故) 프랭크 F. 페이건 3세의 생전 모습.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고(故) 프랭크 F. 페이건 3세의 생전 모습.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80대의 익명의 기부자가 65년 전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고(故) 프랭크 F. 페이건 3세의 이름으로 1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이로써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최초 미국인 고인(故人) 회원이 나왔다.

25일 모금회에 따르면 대구 출생 익명 기부자와 페이건 3세의 인연은 6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익명의 기부자는 6·25전쟁 이후 주한 미군 대구 방송국 ‘킬로이(kilroy·현 AFN KOREA)’ 아나운서로 근무 중 페이건 씨를 알게 됐다.

페이건 씨는 기부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고, 기부자는 페이건 씨의 도움으로 학교 교사가 돼 오랫동안 교직 생활을 하고 은퇴할 수 있었다. 이후 페이건 씨는 1990년까지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시 성공회교회(교회명 St.James’s Episcopal Church) 목사로 활동하다 은퇴했고 2003년 작고하기 전까지 기부자와 미국에서 만나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 왔다.

익명의 기부자는 페이건 씨에게 자신이 보답할 길은 그의 이름으로 기부해 고인의 이름을 드높이는 일이라 결심하고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됐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기부 문화를 확산하고자 2007년 모금회가 설립한 기부 클럽이다. 1억원 이상 기부 또는 5년 이내 1억원 이상을 납부하기로 약정한 후원자에게 회원 자격을 위촉하고 있다.

기부금은 학업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기부자는 “페이건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 같은 분이셨고, 고인의 지원 덕분에 학창시절을 보내고 교사까지 할 수 있었다”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고인의 뜻이 잘 전달되어 자신과 같은 나눔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익명의 기부자가 고인의 이름으로 기름을 하게 되면서 페이건 씨는 최초 미국인 고인 회원으로 아너 소사이어티 특별 회원 2335호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