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서태지가 5년만에 복귀하면서 선택한 첫 예능 KBS2 ‘해피투게더3’가 방송된 이후 말들이 많다. 박명수가 서태지에게 “불편하게 해주겠어”라고 말한 예고편 티저에 비해 결과물이 훨씬 못미쳤다는 말들도 있고, MC 유재석이 서태지를 너무 배려해줬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해투3‘ 서태지편이 기대에 못미쳤던 이유는 따로 있다. 서태지가 복귀예능으로 ‘해투3’를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대중이 듣고싶은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기 보다는 서태지 자신이 하고싶은 말 위주로 방송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서태지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대중이 그로부터 듣고싶고, 궁금해 하는 부분이 서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서태지는 사적인 얘기라며 현재 아내인 이은성과의 생활을 말했지만 대중은 그런 점이 별로 궁금하지 않다. 오히려 전 아내 이지아가 ‘힐링캠프‘에서 말한 미국생활을 더 궁금해한다. 이에 대해 서태지는 ‘감금의 아이콘’이라며 미리 ‘방어막’을 쳐버렸다. 다른 MC들이 더 이상 물어보지 못했다.
서태지도 이지아에 대해 “미안한 부분이 있다.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랄뿐”이라고 한마리로 정리해버렸다. 이런 말을 들으려고 대중이 서태지편을 시청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서태지가 하고싶은 말과 대중이 듣고싶은 말, 이 두 가지 지점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좀 더 파고드는 진행자나 포맷이 필요하다. 하지만 ‘해투’는 기본적으로 ‘함께 해서 행복해지는’ 토크쇼이지, 게스트의 상처까지도 파헤쳐 대중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토크쇼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서태지를 깔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건 ‘해투3‘로서는 무리다.
‘해투3’에 기대하는 것과 서태지에게 기대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만나도 답이 안나온다. 이른바 ‘잘못된 만남‘이다. 물론 ‘해투3’ 제작진을 그럴 가능성에 대비해 유재석이 동갑인 서태지와 친구로 반말을 하면서 진행하고, 박명수에게 특명을 내려놓기는 했다. 하지만 서태지가 마지막에“시청자가 실망하겠다”며 박명수에게 자신을 불편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꺼져”라는 말 한마디를 듣는 것으로 끝나버렸다.
이것은 유재석과 박명수의 한계가 아니다. 만약 시청자가 원하는 이야기를 좀 더 들을 수 있으려면 ‘해투3‘의 정체성이 바뀔 정도로 기존 포맷을 확 흔들어야 한다. MC 유재석은 남의 상처를 끄집어내 그것으로 계속 이어나가는 스타일의 진행자가 아니다. 서태지의 과거 상처에 대한 질문 하나 하는 데도 신중한 접근을 하는 MC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해투3‘ 제작진은 서태지가 복귀하면서 처음으로 선택한 것을 “우리 프로그램이랑 맞지 않다”고 거절하기는 힘들다. 서로 안맞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서태지가 처음으로 출연하는 예능을 다른 방송채널로 넘기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서태지 복귀 방송 시장의 주도권은 서태지가 쥐고 있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해투3’를선택한 서태지의 선택이 영민했을지는 몰라도, 시청자 정서에 완전 부합하지는 못했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하여 서태지의 시종 나지막한 말투는 친근하게 보였지만 대중은 그것을 ‘친근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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