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경상남도 첫 번째 공약이 사천, 진주지역을 항공 메카로 만드는 것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천, 진주 등 지자체에서는 항공국가산단을 만들었으며, 항공제조업체들은 물량 확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와 인력 확보에 힘써 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향으로 중소 항공제조업체들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보잉, 에어버스와 같은 세계적인 민항기 제작사들이 수주난이 지속되면서 감산을 발표했다. 이는 민항기 구조물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국내 중소항공업체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회원사 중 민항기 구조물을 담당하고 있는 60개사를 기준으로 향후 2년간(2020~2021년) 약 3000억원 정도의 매출 감소와 3000명 규모의 유휴인력이 예상된다.

눈앞에 놓인 현실은 더욱 참담하다. 무급휴직에 들어간 근로자들은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며, 근무 중인 근로자들도 기업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급여 보장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사들의 어려움은 잘 알려진 반면 연관 산업인 항공제조산업의 위기는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지난달 7일 ‘항공제조업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해 정부 지원 정책을 건의했다.

중소항공업체들의 위기는 규모적 측면에서 보면 타산업 대비 작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중소항공업체들의 붕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형전투기 개발, 소형민수·공격헬기 개발과 같은 방위산업을 포함한 국내 항공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소업체들의 줄도산으로 이어져 국내 항공제작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말 것이다.

국내 항공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제조업체 및 종사자들은 국가 간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며 방위산업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사명감으로 오늘날까지 힘든 시간을 버티고 묵묵히 견뎌왔다. 이에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성장하는 항공제조업의 생존을 위하여 몇 가지 건의한다.

첫째, 정부가 지원을 약속한 7대 기간산업에 항공운송업뿐만 아닌 항공제조업을 포함해 특별 금융지원을 확대 시행해 항공제조업체 도산방지를 위한 고용유지 지원 대책이 조속히 시행돼야 할 것이다.

둘째, 특별고용지원업종,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및 고용위기지역 지정요건 완화를 통해 고용지원금을 수급할 수 있도록 하고 추후 산업 회복 즉시 숙련인력 투입으로 항공제조업의 재기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한다.

셋째, 정부 관용헬기 등 정부기관 소요 항공기를 도입시 국산 기종을 우선적 검토하고 정부의 국내물량 발주 확대와 조기 시행과 같은 강력한 항공산업 부양정책을 추진해 대량해고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산업 인프라와 기술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지난 50년간 항공산업 후발 주자로 선진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해 국내 항공제조업체들은 피땀 흘려 노력해왔다. 국내 항공산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정책이 시급하다.

황태부 디앤엠항공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