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정부 정책’ 실효성 논란

태양광업계 채산성 안맞아 외국행

“中기업만 배불릴 것” 우려 목소리

풍력산업 부처별 규제 정리 필요

수소차도 각종 제약에 발전 한계

충전소 등 일본처럼 파격지원 절실

정부가 지난 1일 12조9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지만, 산업계에서는 현실적인 비즈니스 장벽부터 철폐해야 정책이 실효성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그린뉴딜은 노후 공공시설을 친환경으로 리모델링하고 태양광·풍력·수소 등 3대 신재생에너지을 확산시켜 13만3000개의 관련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에너지업계 등 산업계는 이 가운데 태양광·풍력·수소 등 3대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주목하고 있다. 원자력과 석탄 화력발전을 줄이고, 청정에너지 발전을 늘리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의 연장선에서 관련 산업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가 전체적인 청사진에 그친 수준이어서 아직은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모습이다.

그 보다는 국내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오히려 정부의 태양광 육성이 중국산 태양광 기업의 배만 불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분위기다.

실제 OCI와 한화솔루션 등 국내 대표 태양광 기업들은 높은 전기요금 등 가격 경쟁력의 이유로 중국 기업에 사실상 국내 시장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태양광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업체 OCI는 올 들어 국내 생산을 접었고, 한화솔루션도 국내 공장 문을 닫았다. 중간 제품인 잉곳(웨이퍼)을 만드는 웅진에너지 역시 법정 관리 상태에서 상장폐지의 수모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태양광업계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으로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지만, 최종 단계인 중소 발전사들만 득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초 소재에서 시작해, 셀과 모듈, 패널 등 생태계 전반에서 이미 중국에 밀리고 있는 경쟁력을 되돌릴 만한 유인책이 국내 업체에 제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OCI가 군산의 국내 공장을 닫고 말레이시아로 이전한 것도 원가경쟁력을 갉아 먹는 높은 전기요금이 결정적 요인이었다.

풍력산업계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발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부처별 분산 규제의 일괄적인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주변에 풍력 시설이 들어올 때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주민수용성의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화물차나 어린이 통학 차량 중 노후 경유차 15만대를 전기차나 LPG 차로 조기 전환시키기로 한 데 대한 자동차 업계의 반응도 미온적이다. 노후 경유차 수요가 전기차로 대체되기엔 현실적으로 충전 시간과 이동거리의 현실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친환경차량으로 인식되고 있는 LPG차량은 온실가스 배출이 오히려 경유차보다도 더 많은 점도 문제다. 친환경차로 각광을 받고 있는 수소차도 각종 제약으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충전소 당 평균 운영비가 연간 약 2억원이 소요되는데 이를 민간에 맡길 경우 장기간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자립 운영이 가능해질 때까지 일본처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민간 자본 보조 사업의 경우 구축 후 운영비, 토지 임대료 등은 지원하지 않는 반면 일본의 경우 충전소 운영비의 최대 3분의2를 24년간 지원하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의 정책들은 결국 재정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지만, 비용 투입 없이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건 규제를 푸는 것”이라며 “규제 개선 없이 단순히 돈을 푸는 것 만으로는 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정환·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