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금융 전문가들이 모인 금융위원회가 선급금으로 처리해야하는 회계 항목을 연구개발용역비로 처리하는 회계상 오류를 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직원이 제시한 ‘보이스피싱’ 추가 피해 예방책을 금융위가 묵살했다는 지적도 감사원으로부터 나왔다.

2일 감사원이 국회에 제출한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급한 용역비용을 선급금으로 처리해야하는데, 연구개발용역비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장기선급금이 53억5426만원이 과소 계상됐고, 자금세탁방지시스템선진화(연구개발용역비)가 같은 금액만금 과대 계상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의 지난해 회계연도 자산은 22조4881억원이고, 부채는 52조1742억원, 순자산은 -29조6861억원이었으며, 재정운영결과는 -1조865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원은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주요 사안마다 ‘충돌’하는 것에 대해서도 주의를 줬다. 감사원은 “2020년 2월 4일 금융위원회에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시책을 수립할 때에는 이미 완료된 정책 등을 제외하는 등 실효성을 강화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정책의 일관된 추진을 위해 소비자보호정책 협의체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등 금융당국 내 유기적 협조체계를 강화하도록 주의요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정당하게 제시한 보이스 피싱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금융위가 묵살했다는 감사원 지적 사항도 있었다.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를 할 때 피해자가 발신 전화번호를 함께 신고토록하면 가해 전화번호 사용이 중단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금감원 직원의 정당한 제안을 금융위가 ‘뭉갰다’는 것이 감사원 설명의 요지다.

감사원은 추가 피해 범위를 확인키 위해 2019년 4월 1일부터 7월 22일까지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을 한 피해자 1만7984명의 피해구제신청서 등을 확인한 결과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전화번호가 기재된 건수는 3749건으로 나타났으며, 3749건 중 3223건은 전화번호 이용중지 요청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가해 전화번호를 신고해 전화번호 이용이 중지됐다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의 수가 수천건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올해 2월 금융위에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구제신청서 양식에 보이스피싱 가해 전화번호 신고 항목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고 밝히고, 제도개선 관련 검토업무를 소홀히 한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