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유언대용신탁 1조 돌파
고객 뜻대로 상속계획 설계 각광
세제혜택없고 유류분 극복 한계에도 문의 이어져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유언대용신탁에 주목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별다른 세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고객이 원하는 대로 상속계획을 정할 수 있어 맞춤형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가 금융회사(수탁자)와 신탁계약을 체결해 생전에는 본인을 수익자로 지정하고, 사후에는 미리 지정한 수익자에게 재산이 이전되도록 상속·배분하는 계약을 말한다. 위탁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운용할 수 있고, 사망 이후의 자금 지급 시기나 방법, 대상도 자유롭게 설계가 가능하다. 유언대용신탁이 가족간 분쟁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유언대용신탁을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금융권 최초로 유언대용신탁을 내놓은 하나은행의 경우 5월 말 기준 유언대용신탁 잔고가 1조원을 넘어섰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상품은 아니어도 사업 초창기 잔고가 2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소리없이 성장세를 이어온 셈이다. 선두격인 하나은행 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들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신탁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신탁의 또 다른 장점은 재산이 안전하게 보호된다는 점이다. 신탁계약시 소유권이 금융사에게 넘어가기 때문에 개인이 파산하더라도 신탁을 통해 이를 지킬 수 있다. 고령화에 일찍 접어든 일본에서는 2012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해왔다.
이런 장점에도 유언대용신탁 가입시 고려해야할 부분도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이렇다할 세제혜택이 없다. 유언대용신탁이 고령화 시대에 맞춰 종합자산관리 상품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세제혜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중이다.
유류분을 피하기도 쉽지 않다. 최근 유언대용신탁이 유류분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다만 상급심까지 지켜봐야할 뿐더러, 유류분 권리자를 의도적으로 배제할 목적이 있었다면(악의의 신탁) 유류분을 피하기는 어렵다.
수탁자 역할에 따라 보수가 발생하는 것도 알아둬야한다. 유언장 작성 전 전문가의 보수 및 공증시 비용이 발생하며, 신탁 계약시 보수와 관리보수 등이 별도로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로 신탁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소액으로도 가입가능한 다양한 종류의 보급형 신탁도 나오고 있다”며 “대중적인 홍보가 어렵고, 유류분 이슈 등 제도적 한계에도 상속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으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꾸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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