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전문 김향훈 센트로 대표변호사
빌며 사정해도 안나가는 악질 세입자
강제집행 해도 몰래 철기둥으로 막아
법원 판결 들고 가도 ‘막무가내’ 버텨
“젠트리피케이션, 언론에서 많이 이야기 하지만 모든 세입자가 선한 사람은 아닙니다. 물론 개발업자가 잘못한 게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반격이 너무 세요.”
김향훈(53·사법연수원 33기) 센트로 대표변호사는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재개발 조합 자문변호사를 맡은 이후 재개발·재건축 전문변호사로 16년째 활동중이다.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재개발 조합을 살리던 일부터 악질 세입자를 상대하는 일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김 변호사가 2008년 재개발 사건에 뛰어든 뒤 마주한 것은 지독한 수렁이었다. 김 변호사는 지인의 소개로 순화동 재개발 자문변호사를 맡았다. 명도소송과 집행을 마무리하고 건물철거까지 끝낸 후 착공을 앞뒀다. 조합원이 제기한 ‘조합설립무효소송’에서 김 변호사는 패소했다. 조합의 사업은 중단됐다. 김 변호사는 “철거를 끝낸 현장에서 풀만 무성히 자랐다”고 했다.
대법원까지 다툼이 이어졌다. 김 변호사는 “빚쟁이한테 떼인 돈 받으려고 계속 돈 빌려주듯 말려 들어갔다”고 했다. 2005년에 시작한 재개발 사업은 2018년에야 끝이 났다. 김 변호사는 조합을 살려내고 최종 승소했다. 그 과정에서 김 변호사는 수없이 밀려들었던 소송을 처리했다.
마침내 조합에 걸린 마지막 가처분까지 풀어냈지만 정작 조합은 김 변호사에게 여기저기 돈 줘야 할 곳이 많다며 김 변호사의 수임료는 주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조합을 상대로 소송까지 벌여야 했다.
이 과정에서 김 변호사는 재개발과 관련된 법리와 인간군상을 알았다고 했다. 조합의 임원과 컨설팅업체 직원은 스트레스로 유명을 달리했다. 조합원들은 조합장과 사무장, 조합과 자문변호사인 김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피고 대리인’의 신분이 아닌 ‘피고’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악랄한 세입자들일수록 더 많이 챙겨서 나가는게 한국이에요. 어떤 세입자는 강제집행을 해서 나갔다가도 밤에 몰래 들어와요. 건물 안에 철문을 시멘트로 발라버리고 철제 기둥을 세워서 막아버려요. 법원에서 판결문을 가지고 와도 버팁니다. 명도를 하겠다고 해도 ‘할 수 있으면 하세요’ 해버려요 . 경찰서, 소방서에 신고해도 아무것도 안 합니다.”
김 변호사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비판’을 ‘샤워실의 바보’에 비춰 설명했다. 균형점을 찾아 냉수와 온수의 비율을 맞춰야 하는데, 지금의 정책이 현장에 자리 잡기도 전에 추가 정책을 쏟아내다보니 극과 극을 오간다는 것이다.
“재개발을 통해 부당하게 이득을 본 개발업자가 있었던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그런데 세상엔 선과 악이 공존해요. 세입자, 약자가 무조건 선은 아니에요. 처음 들어올 때는 사정해서 들어오고 월세 안 내서 보증금 다 까먹고도 안 나가는 곳들도 있습니다. 뺄 수 있으면 빼보라고 버티면 건물주가 월세 좀 내달라고, 건물에서 나가달라고 사정해야 해요. 적법한 법원의 판결문을 갖고 집행은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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