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식과 펀드 투자는 성격 다르다” 역차별 선긋기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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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주식·펀드 등으로 얻은 금융투자소득에 양도세 성격의 세금을 물리는 세제개편에 나선 가운데 주식 직접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세금 공제 혜택이 펀드 투자자에게는 없어 차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식과 펀드 모두 이익이 났을 경우, 20%(3억원 초과는 25%)의 금융투자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주식으로 번 돈은 2000만원까지 비과세지만 펀드로 번 돈은 전액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주식 직접투자와 펀드 투자의 성격이 달라 공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여야 모두 정부안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보고 있어 보완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2일 기재부에 따르면 현행 제도에서는 펀드(집합투자기구) 내 채권 이자, 부동산 임대수익, 주식 배당금 등에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물렸으나 상장주식 가격 변동으로 생긴 이익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았다.

펀드를 환매할 때도 국외 주식, 채권, 부동산으로 얻은 이익은 배당소득으로 보고 과세했지만 상장주식으로 얻은 이익은 비과세였다. 새 제도는 상장주식 양도이익을 비롯해 펀드로 인해 생기는 모든 소득에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 상장주식 과세 때 2000만원 기본공제를 둔 것과 달리, 펀드 과세 때에는 공제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주식 직접투자로 연 2000만원을 벌었을 때는 공제를 받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같은 돈을 벌면 2000만원 모두 과세 대상이 돼 20%의 금융투자소득세로 400만원을 내야 한다. 새 제도가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기재부는 새 제도 도입으로 펀드 투자자들도 혜택을 보게 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펀드 투자는 주식 직접투자와 다르기에 공제 혜택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식 직접투자는 어떤 종목을 언제 사고팔지를 개인이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비가 들어 공제가 필요하지만,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는 운용사에 투자금을 맡긴 뒤 수익을 받는 것이기에 공제를 해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주식 직접투자로는 투자자가 주주가 되지만 펀드 투자로는 운용사가 주주가 되는 것이다. 펀드 간접투자는 저축에 가깝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펀드 투자자의 세부담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 공제 도입 대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 대상과 운용 탄력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ISA를 통해 펀드에 투자하면 소득 200만원(서민·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은 9% 저율 과세돼 세부담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정부의 펀드 세금공제 미적용 방침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불합리하다'는 의견이다. 주식시장 변동에 크게 휩쓸리는 '개미 투자자'의 직접투자는 위험성이 크기에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를 활성화하는 게 바람직한데, 새 제도로 오히려 직접투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펀드 세금공제 미적용 문제도 증권거래세율 등과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오르게 것으로 보인다. 주식 직접투자 수익과 펀드 수익, 채권과 파생상품 등 기타 금융상품 수익을 모두 묶어 금융투자소득을 산출한 뒤 공제를 적용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