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성공 트랙레코드·충분한 펀드 뒷받침
대한항공 1조 자금 수혈 숨통 트여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대한항공의 기내식 사업과 기내 면세품 판매 사업을 인수한다. 인수한 포트폴리오마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성공한데다 3조8000억원이라는 펀드도 준비돼 있어 대한항공의 파트너로 제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동성 위기에 처했던 대한항공은 약 1조원의 매각 자금 덕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분석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채권단은 대한항공의 알짜 사업인 기내식 사업 및 기내 면세품 판매 사업 인수자로 한앤컴퍼니가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전날 사업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앤컴퍼니의 충분한 자금력은 물론 그동안의 밸류업 성공 전략이 빠른 딜 성사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10월 3조8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성공해 약 1조원에 이르는 인수 자금을 치르기 충분하다. 또한 그동안 투자한 22건의 회사에서 한 건의 손실도 발생하지 않는 등 업계 최고의 하우스란 평가를 받는 점도 매각 측의 신뢰를 향상시켰을 것이다.
한앤컴퍼니는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 전략을 고수함에 따라 이번 인수 또한 바이아웃 투자로 예상된다. 다만 대한항공의 안정적인 기내식 및 기내 면세품 수급을 위해 대한항공이 지분 일부를 가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체적인 인수 구조, 가격 등은 아직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의 기내식 및 기내 면세품 사업은 연간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기내식 사업 등이 포함된 대한항공의 기타 사업은 지난해 매출 2910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10%이상의 수익성을 달성, 현금창출력도 뛰어나다. 대한항공이 끝까지 매각을 뒤로 미뤘던 사업이지만 채권단의 압박 등으로 매각에 나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항공업이 언제 되살아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탓에 항공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모두 꺼리는 모습이었다. 전략적투자자(SI)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본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재무적투자자(FI)는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고려해 항공업에 보수적 시각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앤컴퍼니는 이같은 상황을 기회로 봤다.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 탓에 관련 사업 가치도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인수 후 경영 효율화, 볼트온(유사 업체와 M&A로 규모 확대) 전략, 고객사 다양화 등을 구사한다면 충분한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한앤컴퍼니는 볼트온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하우스로 불린다. 2013년 자금난에 시달리던 웅진식품을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이후 동부팜가야, 대영식품을 추가로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였다. 1150억원에 웅진식품을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대만 1위 식품업체 퉁이그룹에 2600억원 매각을 완료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등 구조조정 딜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밸류업을 단행한 한앤컴퍼니의 다양한 트랙레코드가 딜 성사를 이끌었을 것”이라며 “대한항공은 조 단위의 자금 수혈로 급한 불은 끄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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