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디프테리아 확산, 낮은 백신 접종률이 원인

-국내에는 환자 없지만 성인 Tdap 백신 접종률 7% 불과

-백일해, 기초감염재생산지수(RO) 12~17로 매우 높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되면서 다른 감염질환에 대한 대비가 소홀해지고 있다. 다른 감염질환의 경우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므로 적극적인 예벙접종이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되는 베트남에서는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인 ‘디프테리아’가 확산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디프테리아 감염 사례가 68건으로 지난해보다 3배 가량 증가했으며 이중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베트남 보건 당국은 코로나19의 여파로 낮아진 백신 접종률을 디프테리아 유행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디프테리아는 디프테리아균(Corynebacterium diphtheria)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질환으로 호흡기 비말(기침, 재채기)이나 감염된 피부 분비물 접촉으로 발생한다. 치사율은 보통 5~10%인데 특히 5세 미만 소아나 40세 이상 성인이 감염될 경우 치사율은 20%까지 이른다. 또 1명의 환자가 전염시킬 수 있는 환자수인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는 6~7로, 코로나19(2.2~6.47)나 독감(1.4~1.6)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 국내에서도 디프테리아는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하고 격리가 필요한 ‘제1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있다.

디프테리아는 과거 영유아에서 주요한 질병 및 사망의 원인이었다.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 발생률은 현저히 낮아졌다. 국내에서도 1982년 DTaP 백신을 사용하면서 환자 발생이 급격히 감소해 1987년 1명의 환자가 보고된 이후 추가 감염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과 같이 예방접종률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디프테리아 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성인 연령층에서도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디프테리아 예방을 위해 모든 영유아는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에 대한 표준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기초접종 3회(생후 2, 4, 6개월), 추가접종 2회(15~18개월, 만 4~6세)를 DTP로 실시하고 만 11-12세에 시행하는 마지막 접종은 Tdap으로 접종한다. 현재 국내 영유아 및 어린이에서 1~5차 DTaP 접종률은 88.8%~98.9%로 매우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성인에서의 접종률은 7.3%에 불과하다.

디프테리아 외에도 Tdap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백일해 역시 비말을 통해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백일해 역시 강한 전염력을 가지고 있어 기초감염재생산수(R0)는 12~17이나 되고 가족 내 2차 발병률도 80%에 달한다. 백일해는 청소년과 성인에서는 증상이 미미하지만 영유아 및 고령자, 기저질환자가 감염될 경우 폐렴, 경련, 뇌병증, 중이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국내 백일해 발생 건수는 2008년 9건에서 2018년 980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고 최근 지속적인 반복 돌발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어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최정현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디프테리아의 소아 예방접종률에 비해 성인 예방접종률이 매우 낮아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디프테리아의 재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코로나19의 유행이 계속되고 있고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도 다가오고 있는 만큼 아직 접종을 하지 않은 성인은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