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500대 기업 대상 고용·노동 조사

코로나19로 75% 유연근무제 도입·확대

향후 일자리 감소 및 성과급제 확산 예상돼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대기업들 4곳 가운데 3곳이 원격근무제를 도입하거나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의 디지털화 흐름이 가속화됨에 따라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0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근로형태 및 노동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 75.0%가 ‘코로나19에 대응해 유연근무제를 신규 도입했거나 확대했다’고 답했다.

응답기업 120개사 중 29.2%는 유연근무제를 새로 도입했고 45.8%는 기존 제도를 보완, 확대했으며 10.0%는 도입을 검토 중이다. 도입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15.0%였다

형태별로 보면 재택·원격근무제(26.7%)가 가장 많았고, 시차출퇴근제(19.0%), 탄력적 근로시간제(18.3%), 선택적 근로시간제(15.4%) 등 순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제를 도입·확대한 대기업의 10개사 중 약 6개사(56.7%)는 유연근무제 시행이 업무효율 및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유연근무제를 운영하는 기업의 과반(51.1%)은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유연근무제를 지속·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해 근로형태의 변화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들은 코로나19가 초래할 가장 큰 노동·고용환경 변화로 비대면·유연근무제 등 근로형태의 다변화(39.1%)와 함께 산업구조 디지털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25.1%)를 꼽았다. 이어 다양한 근로형태를 규율하는 노동법제 개편(18.4%), 근로형태 변화에 따른 평가·보상체계 개선(13.4%) 순으로 응답했다.

직원 평가·보상체계의 주요 척도로는 개인·집단별 성과 및 업적(35.2%), 담당업무 중요도 및 책임정도(29.6%), 직무능력 향상(27.7%) 순으로 꼽아 한경연은 호봉제보다는 성과급제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정부의 지원책으로 유연근무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선(33.7%)과 유연근무제 인프라 구축비 지원(26.8%)을 꼽았다. 이어서 유연근무제 인프라 구축비 지원(26.8%), 신산업 일자리 육성을 위한 규제완화 및 세제지원(14.1%)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노동시장에선 근로형태, 평가·보상체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변화된 노동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는 협력적 관계를 구축·강화하고, 국회와 정부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및 재량근로제 대상업무 확대 등 관련 법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