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슈노트

영세한 기업, 한계기업 진입

만성 한계기업 증가

“기업 퇴출 부진”

노동생산성, 정상기업의 44% 불과

“인적·물적 자원 배분 비효율적”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만성 한계기업(한계기업 2년 차 이상)’이 정상기업의 경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에서 만성 한계기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이 연속 3년 이상 1미만이면서 업력이 10년 이상인 기업으로 국제기구 및 학계에서는 한계기업을 좀비기업(zombie firm)이라고 부른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한계기업이 우리나라 제조업 노동생산성에 미친 영향(BOK이슈노트)’에 따르면 기업 수 기준으로 한계기업 비중은 2010년 7.4%에서 2018년 9.5%로 2.1%p 상승했고, 총자산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3.4%에서 4.2%로 0.8%p 늘었다.

기업 수 기준 한계기업 비중이 총자산 기준보다 상승폭이 크다는 점은 새롭게 한계기업으로 진입하는 기업의 자산 규모가 영세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업 수 기준 한계기업의 비중 상승은 ‘신규 한계기업(한계기업 1년 차)’보다 만성 한계기업의 증가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만성 한계기업의 비중은 2010년 4.2%에서 2018년 5.8%로 1.6%p 상승해 신규 한계기업(3.2%-〉3.7%)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만성 한계기업의 비중이 높으면 기업 역동성 저하에 따른 저생산성 기업의 퇴출 부진이 한계기업 비중 상승의 주요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계기업이 늘어난 주요 요인은 높은 부채보다 낮은 수익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행 한계기업 가운데 저수익형 비중은 2010년 1.3%에서 1.6%로 상승했고, 저수익형 만성 한계기업의 비중은 같은 기간 1.6%에서 2.2%로 늘었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신규보다 만성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다. 한계기업 가운데 만성 한계기업의 비중은 약 60.5%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크스·연탄 및 석유정제품(84.6%),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72.1%), 비금속 광물 제조업 (69.2%) 등에서 만성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소규모 기업균에서 한계기업의 기업 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16년과 2018년 중 소규모 기업군의 한계기업 비중은 10.8%이고, 중·대규모 기업군의 한계기업 비중은 각각 7.9%, 7.1%다. 소규모 기업 중 한계기업의 비중 상승은 만성 한계기업의 증가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기업 중 만성한계기업 비중은 2010년에서 2012년 사이 4.9%에서 2016~2018년 동안 7.8%로 2.9%p 상승했다.

2010년에서 2018년 사이 한계기업의 노동생산성(1인당 실질부가가치)은 정상기업의 4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 한계기업의 노동생산성을 보면, 규모가 작은 한계기업일수록 노동생산성이 낮았다. 동일 규모군에 속한 정상기업의 노동생산성 대비 소규모 한계기업의 노동생산성은 46.6%, 중규모는 49.7%, 대규모는 53.7%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규모 만성 한계기업의 노동생산성은 소규모 정상기업 노동생산성의 44.2%에 불과했다. 이는 소규모 만성 한계기업의 퇴출 부진이 우리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만성 한계기업은 정상기업의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만성 한계기업으로 인해 인적·물적 자원의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만성한계기업의 비중이 1%p 상승하면 한계기업과 정상기업 간 유형자산증가율, 고용증가율 및 노동생산성의 격차는 각각 0.14%p, 0.17%p, 0.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한계기업이 정상기업의 투자, 고용,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만성한계기업에 의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 문제에 기인한다”며 “신규한계기업은 정상기업의 성과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