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17세기, 18세기 영국 귀족 자제들이 본격적인 상류 사회에 입문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은 그랜드투어를 다녀오는 것이었다. 그랜드투어는 영국에서 시작해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를 방문해 경험을 쌓고 돌아왔던 여행으로 오늘날 인문학투어가 그 자리를 대신해 남녀노소 모두 견문을 넓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문학투어의 근원지로 꼽히는 영국은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인문학 단독투어가 가능하다. 문학,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예술의 모태가 됐던 영국의 명소들과 작가들의 사생활, 성향, 문학세계를 다룬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여행의 재미를 배로 만든다.
이에 영국관광청은 전 세계 문학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한 영국 대표 작가들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지역과 투어들을 소개하며 코로나19 이후 영국의 문학을 심도있게 즐겨보길 추천했다.
영국 문학 투어는 셰익스피어로부터 시작하는데 그의 많은 흔적 중 생가가 있는 스트랫포드 어폰 에이번(Stratford-upon-Avon)에 꼭 방문해보자.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시간상, 거리상의 이유로 셰익스피어의 커리어가 정점을 찍었던 런던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지만 셰익스피어의 탄생과 유년시절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생가를 방문하는 것은 그의 문학관을 이해하는데 필수코스다. 현재는 아쉽게 코로나19로 잠시 닫혀있지만 공식 홈페이지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재개 소식을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다.
그가 남긴 수많은 명언 중 “‘지금이 최악의 사태다’라고 말할 수 있을 동안은 아직도 최악이 아니다”라는 말은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묘한 울림을 선사한다. 찰스 디킨스는 셰익스피어 이후 영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품들을 잇따라 펴내며 당시 빅토리아 여왕도 팬심을 고백할 정도의 스타작가였다. 런던의 찰스디킨스의 뮤지엄에서는 소위 영국 문학의 아이돌이었던 그의 흔적과 빅토리아 시대의 생활까지 한번에 살펴볼 수 있다. 찰스 디킨스가 젊은 시절 단골이었던 펍도 놓치지 말아야 할 방문 스팟이다.
세월이 흘러도 계속 리메이크 되고 있는 ‘오만과 편견’의 작가 제인 오스틴의 흔적은 영국 여러군데에서 느낄 수 있다. 그녀의 소설 중 6편이 탄생한 쵸튼(Chowton)의 제인오스틴 뮤지엄이나 인근 윈체스터(Winchester)에 위치한 그녀의 단골 서점이자 영국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점, 제인 오스틴이 묻혀있는 윈체스터 성당까지 영국 곳곳에서 그녀의 숨결이 남아있다.
제인 오스틴이 잠시 머물렀던 온천 도시 바스(Bath)의 오스틴 센터에서는 매년 9월이면 제인 오스틴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참가자들이 18, 19세기 경의 전통 복장을 하고 며칠동안 축제를 벌이며 온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든다.
1997년에는 해리포터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가 영국 문학에 빠지게 한 J.K 롤링(J.K Rowling)은 영국 인문학투어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군림하고 있는 중이다. 그녀의 고향인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는 물론 해리포터 시리즈가 탄생했던 에든버러(Edinburgh)까지 투어가 이어진다.
특히 에든버러 성이 내려다보이는 Elephant House 카페에서 롤링이 소년 마법사가 주인공인 초기 작품과 도시 주변의 많은 다른 커피 하우스들에 대한 많은 글들을 썼는데 이 카페를 방문하기 위한 목적으로 에든버러를 방문하는 여행자들도 부지기수다.
한편 국내에도 수년 전부터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하나투어에서는 유명 작가와 함께 하는 인문학 투어를 출시했고 스페이스 꿈틀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투어를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영국 인문학 상품들이 출시됐다. 향후 테마 여행, 깊은 여운이 남는 여행, 특색있는 소규모 여행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영국 인문학 투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각광받는 여행이 될 전망이다.
painhe8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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