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동·도곡동·신천동 등 풍선효과 본격화
반포동 초고가 거래 상위권 휩쓸어, 반포자이 전용 244.97㎡ 46억 신고가
“수요·공급 불균형 심각” 목소리도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해당 지역의 거래 과열 양상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인근에 위치한 서초구 반포동과 강남구 도곡동, 송파구 신천동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본격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이날 오전까지 실거래가 30억원 이상을 기록한 서울 ‘초고가’ 아파트 계약은 모두 2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포동이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도곡동(6건)·잠원동(3건)·압구정동(3건)·용산구 이촌동(1동)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곳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4개 동은 내년 6월 22일까지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를 거래할 때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2년 동안 실거주해야 한다. 사실상 다주택자와 갭투자자들의 진입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반면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근 지역의 풍선효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반포동의 경우 상당수 거래에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에 대치동과 삼성동으로 분산됐던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한 곳으로 쏠리면서 가격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포동의 3대 대장주(아크로리버파크·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반포자이 전용면적 244.97㎡의 경우 지난달 9일 46억원에 손바뀜했다. 단지 준공 이래 가장 높은 금액이다. 같은 단지의 전용 165.05㎡도 지난달 24일 36억원에 매매가 이뤄지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인근의 래미안퍼스티지에서도 지난 5일 전용 135.92㎡가 41억원에 손바뀜하며 지난달 9일(37억9000만원) 거래 이후 한 달 만에 3억원 넘게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초한양아파트를 재건축 해 2018년 8월에 입주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의 경우 전용 130.93㎡가 지난 2일 33억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처럼 반포 아파트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지목된다. 래미안퍼스티지 인근 A공인중개사는 “매물이 없어서 거래 자체는 뜸하지만 매수를 원하는 문의 전화는 하루에도 4~5건 이상 걸려온다”며 “전국이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 결국 서울 강남이 다시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달 초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반포동 소재 아파트 대신 청주의 아파트를 먼저 매도한 것을 두고 야권과 부동산 커뮤니티틀 중심으로 “강남 불패를 입증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반포동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노 실장은 최근 반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