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아닌 이상 대출 낄 수밖에 없는데…
생애 첫 주택구입에 한해 10%P 찔끔 상향
그나마 서울에선 ‘6억 이하’ 주택 멸종 직전
전문가 “실거주·상환능력 검증되면 기회줘야”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중간값이 9억원을 넘어섰는데 대출규제는 거꾸로 강화되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선 30·40세대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고소득·전문직 3040은 “금수저가 아닌 이상 대출을 낄 수밖에 없다”며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한데도 주택 구매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서울 전역과 수도권 상당수 지역(투기과열지구)에 적용하는 대출 규제는 LTV(집값 대비 대출한도)와 DTI(연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가 각각 40%에 불과하다. 15억원 넘는 아파트는 아예 대출불가다.
해외에도 LTV와 DTI를 활용하는 나라는 많다. 다만 상한선이 국내보다 높은 편이다. 미국의 LTV는 최대 80%이고, 홍콩은 집값에 따라 80~90%로 정해져 있다. 싱가포르는 1주택자에게 75%, 2주택자에게 45%로 차등 적용한다. 전통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발달한 유럽에서도 대출한도에 대한 직접 규제가 강하지 않다. 네덜란드의 LTV는 100%,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각각 85%다. 금융 선진국의 은행들은 대출 심사 과정에서 주택 담보가치뿐 아니라 이용자의 상환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관행이 정착돼 있다.
정부는 ‘생애 첫 집’ 등 실수요자에 한해 LTV와 DTI를 10%포인트 올려준다. 하지만 첫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
대기업이나 전문직 맞벌이 부부는 소득 기준(부부 합산 8000만원)에 걸려 실수요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이 관문을 통과한다고 해도 10%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6억 이하 주택을 서울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억 이하 아파트는 27.7%로 3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로 이사 가지 않고는 추가 대출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이들은 “강남 집값을 잡기위한 규제에 왜 우리가 손해를 봐야 하냐”며 “586 기성세대가 누린 부동산 자산 축적의 기회가 우리 세대에게는 전혀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실거주자와 상환 능력이 검증된 3040엔 LTV와 DTI를 높이는 등 기회를 충분히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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