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쟁점은 ‘신의칙’ 수용 여부
1·2심은 인정 안 해 판결 촉각
1조원대 소송가액으로 재계의 관심을 모았던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분쟁 최종 결론이 20일 내려진다. 기업의 경영상태에 따라 환급액을 제한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인정할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기아차 노동자 3531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시기를 20일 오전 10시로 잡았다고 4일 밝혔다.
2011년 기아차 노동자 2만7451명은 연 700%의 정기상여금을 비롯한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수당과 퇴직금 등으로 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청구 금액은 원금 6588억에 달했다. 지연이자를 포함하면 1조원이 넘었다.
핵심 쟁점은 ‘신의성실의 원칙’이다.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고정성, 일률성, 정기성을 갖췄다면 명칭에 관계없이 수당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사측에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해야 한다면 신의칙에 위배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하루 단위로 지급되는 일비(日費)가 고정성을 갖춘 것으로 볼 지도 관건이다. 고정성은 급여가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하게 지급돼야 하는 것을 말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일비의 경우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일부 근로자에게만 지급되는 비용이라고 보고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소송을 낸 근로자들은 1,2심에서 일부승소해 4000억원대 임금을 인정받았다. 이후 기아차와 노조는 2019년 8월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및 미지급금 지급 방안을 합의했다. 회사는 노동자 1인 평균 1900만원의 미지급금을 지급했고, 대부분의 기아차 노동자는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3531명의 기아차 노동자는 소송을 계속하기로 결정하고 상고했다.
1심 재판부는 총 청구금액의 절반인 3126억원을 인정했다. 지연이자를 포함해 4223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신의성실 원칙 쟁점에 대해 “근로자들이 마땅히 받았어야 할 임금을 이제야 지급하는 것을 두고 비용이 추가 지출된다는 점에만 주목해 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항소심 결론도 같았다. 재판부는 “기아차가 추산한 미지급 법정수당의 규모에 따르더라도, 당기순이익, 매출액, 동원가능한 자금의 규모 등에 비춰볼 때 회사의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기업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주심인 김선수 대법관은 유일한 순수 변호사 출신 대법관으로, 노동사건에 조예가 깊다. 대법원은 신의성실의 원칙 적용 기준을 구체화하기 위해 현대중공업이 낸 통상임금 소송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 중이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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