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인도네시아에서 첫 직선제 정권교체를 이룬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한다.
조코위 대통령은 군부나 기성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첫 대통령이어서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를 한 걸음 더 발전시킬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 세계 최대의 이슬람 인구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지난 1998년 독재자 고(故) 수하르토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서 2004년 처음으로 대통령직선제를 시행했다.
첫 직선제 대통령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2008년 재선돼 인도네시아는 이번에 직선제 아래서 첫 정권교체를 달성하게 됐다.
조코위는 지난 7월 대선에서 득표율 53%로, 수하르토의 전 사위이자 군장성 출신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총재를 누르고 제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조코위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의 경제 정책과 개혁 구상을 실현하려면 여소야대의 의회와 거대 야권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회는 프라보워 총재가 이끄는 야당 정치연합이 전체 의석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조코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당들은 40% 미만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정부 예산의 20% 선에 달하는 에너지 보조금 축소, 둔화세인 경제 활성화, 사회간접자본 확충, 부패척결, 국민화합 등의 과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코위는 누구=조코위 신임 대통령은 서민적 풍모와 현장 밀착, 소통형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1998년 독재자 고(故) 수하르토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서도 부정부패와 정치적 구태가 여전하다는 지적을 받는 인도네시아에서 빈민으로 태어나 기업가로 자수성가했다.
중부 자바에서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구 사업으로 성공한 조코위는 2005년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이 이끄는 투쟁민주당(PDIP) 소속으로 인구52만 명의 중소도시 수라카르타 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당선 후 중소, 지역 기업 육성 정책을 편 결과 2010년 90%의 압도적인 지지로 이 도시 시장으로 재선됐다.
그는 재래시장을 되살리고, 강가 주변 빈민들을 새 공동주택으로 이주시키는 등친서민 정책에 성공했으며, 행정 개혁도 단행했다.
특히 허름한 체크무늬 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주민들의 얘기를 듣고 해결을 모색하는 현장밀착형, 소통형 리더십으로 주목받은 그는 2012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고 나서 일약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올랐다.
주지사 취임 후 일선 부서나 구청으로 예고 없이 출근해 업무를 점검하고 전통 의상인 바틱 차림으로 시장을 누비며 서민 행사에 참석한 그는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인 상으로 떠올랐다.
그는 개혁적 이미지로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며 새 정치의 희망으로 부상했고 유권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는 선거운동으로 새 바람을 일으켰다.
정치적 무명에 가까웠던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인도네시아 현대 정치사에서 유례가 없다.
그의 대통령 취임은 전직 군장성과 유력 정치 가문 출신들이 정계를 지배해온 이 나라에서 과거의 정치 구태와 단절하고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코위는 가구 기업을 운영하면서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고 한국의 경제 발전 과정에 관심이 많은 지한파이다.
소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그가 국민 단합을 끌어내고 경제 성장, 개혁, 부패척결에 성공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코위의 과제는=조코위호는 출범과 동시에 경제 성장과 개혁, 부패 척결 등 적지 않은 난제에 직면할 전망이다.
특히 조코위 신임 대통령은 정치 신인이어서 중앙 정계에 기반이 약한 데다, 의회를 야권이 장악하고 있어 자신이 공약한 경제 정책과 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경제 정책 중에서는 국가 예산에 큰 부담이 되는 에너지 보조금 축소, 열악한 도로ㆍ철도ㆍ항만 등 인프라 확충이 최우선 해결 과제들로 꼽힌다.
조코위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경제 성장률을 7%대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으나, 이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광물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 5~6년 동안 6%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했으나,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고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올해 들어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쌍둥이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2분기(4∼6월)에는 5.12% 성장을 기록해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조코위 대통령은 청렴 이미지로 새 정치에 대한 기대를 모으며 당선됐으나, 정치권과 관료사회의 부정부패는 구조적이고 뿌리깊어 정치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교육, 보건, 지역개발 등 지방 주민들과 관련된 대부분 사업이 시, 군 등 지방자치단체의 소관으로 중앙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부정부패도 시, 군 단위 공무원 사이에 더 만연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중앙 정부가 부패를 개선하더라도 이를 전국에 확산시키기 어렵고, 국민이 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개혁 구상을 실현하려면 여소야대의 의회와 거대 야권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전망이다.
의회는 지난 7월의 대통령 선거에서 조코위에게 패배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전 장군을 지지한 정당이 전체 의석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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