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근처 식당가 “집회 확진자 늘어 불안하지만 검사 못 받아”

종각·시청 인근 역사 직원들은 코로나19 검사 받아

전문가 “‘식당·카페에서 마스크 착용했다’ 말 못믿어”

지난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갈치조림 식당 밀집 지역인 ‘갈치골목’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지난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갈치조림 식당 밀집 지역인 ‘갈치골목’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가 열린 서울 도심인 광화문광장·시청역 인근에서 음식점과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를 우려하면서도 검사를 받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지난 23일 낮 12시 기준 136명에 육박한 상태다.

광화문 인근 소상공인들은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 수가 늘어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부 프랜차이즈업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했기 때문에 검사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는 등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광화문역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주인 이모(49)씨는 24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15일 집회 참가자들이 가게를 방문했다”며 “식당 입구부터 손님들에게 손 소독제를 짜 주고 마스크를 착용하게 한 뒤 들여보냈고 직원들은 전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갈수록 광화문 집회 확진자가 늘어 애가 타고 식당 운영도 계속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도 “집회 당일 마스크를 쓰고 일하긴 했지만 무섭다. 식당 직원들이 나이가 많아 더 위험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는 않았지만 받아야할 것 같다.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나”며 반문하기도 했다.

시청역과 종각역 역사에서 근무했던 역사 직원들도 감염 우려가 크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한 채 불안해 하는 인근 상인들과 달리 이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시청역, 종각역 등에서 근무하는 역사 직원 140명은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역사 직원들이)질병관리본부에서 이야기하는 검사 대상은 아니지만 감염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고 일부 직원의 요청으로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 15일 집회 참가자들이 대거 방문했던 경복궁역 인근 프렌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했기 때문에 밀접 접촉자가 없다”며 감염 우려를 일축했다. 해당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직원 B씨는 “매장에서 직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했고 집회 당일 확진자가 (매장에)다녀갔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며 “그런(감염)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고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광화문 인근 음식점, 카페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전수 조사를 하기에는 무리일 수도 있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에서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고, 종업원들도 마스크를 착용했더라도 겉부분을 손으로 만지는 과정에서 더러 옮기도 한다”며 “마스크 표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오래 살아남는다는 보고도 있으니 손 위생 수칙이 동반돼야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식당이나 카페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말은 믿을 수 없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스크를 썼다고는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며 “식당에서 밥 먹기 전과 후에만 (마스크를)착용하는 것을 두고 제대로 방역 지침을 지켰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