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프로 골퍼 최경주가 자신의 이름을 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불참한다. 최경주는 오는 24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여주 페럼CC에서 개최 예정인 이 대회의 호스트지만 불참하기로 했다. 최경주는 ‘호스트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참가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심 끝에 귀국을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2주간의 자가격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유다. 최경주는 대회 홍보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불참의 이유를 전했다. ‘저는 지난 5월에 큰아들 호준이를 해병대에 입소하기 위해 귀국한 바 있었습니다. 당시 방역 당국의 지침대로 저는 2주간 자가격리를 했습니다. 당연히 따라야 할 매뉴얼이었지만 운동 선수인 저로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집안에서는 스윙 연습 등 어떤 훈련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가격리를 마치고 2주 뒤에 라운드를 나갔는데 전혀 경기 감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당연히 샷감을 찾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저는 지난 5월에 만 50세가 돼 챔피언스투어 데뷔, 현재까지 3개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샷감과 몸 컨디션은 현재 아주 좋습니다. 그런 제가 귀국하게 되면 자가격리 기간을 감안해 대회 개막 최소 3주 전에는 들어와야 합니다. 그리고 대회를 마치고 나면 곧장 미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챔피언스투어와 다음 시즌 PGA투어 출전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가격리로 인한 연습 부족과 시차적응 문제로 저는 국내 대회는 물론 미국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매년 대회 개막 전날 후배들과 친교의 시간을 가졌는데 올해는 그 또한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올해 대회는 건너뛰기로 했습니다.국내 후배들을 위해 제 이름을 걸고 2011년에 창설한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2015년 한 해를 제외하곤 매년 대회가 열려 올해가 9회째입니다. 특히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대회 존속 여부가 경각에 달렸던 2016년부터 현대해상이라는 든든한 스폰서를 만나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록 저는 올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현대해상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5월에 귀국했을 때 페럼CC를 방문, 골프장 측의 전폭적 지원으로 코스 세팅을 위한 협의를 완벽하게 마쳤습니다. 아마도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토너먼트 코스 세팅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저는 2000년에 PGA투어에 진출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국내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그것이 저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감염병으로 정작 제가 주최하는 대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팬들께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많은 양해 부탁 드립니다. 아울러 다소 염치 없지만 저의 부재와 상관없이 올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 주시길 골프 담당 기자님들께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간 최경주는 한국 남자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로 좋은 일을 앞서 해왔고 모범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이 주관하는 대회에 코로나19를 이유로 불참하는 처신은 실망스럽다. 팬들이 최경주를 응원하는 건 자신이 주관하는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으로 우승 경쟁을 하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다. 한국 남자 골프사의 한 부분인 그가 대회를 주관하고 현장에 나와서 한국 골프 발전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2011년에 처음 개최한 이 대회와 2회 대회 연속해서 호스트인 최경주가 우승한 적은 있다. 하지만 그 뒤로 최경주는 선수로 출전해서 후배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리고 대회 전에 포토콜에서 함께 사진도 찍는다. 지난해 이수민은 우승 인터뷰에서 "최경주 선배가 내 미래"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초청하는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현장을 지키지 않은 선수는 본 적이 없다. 당사자가 선수로 출전하건 않건 간에 이름을 건 사람이 현장을 지키는 건 대회를 주최하는 이의 기본 자세였다. 더구나 현대해상은 스폰서를 잡지 못해 상금규모를 축소할지 고민하던 2016년에 키다리아저씨처럼 나섰고 지금까지 후원해온 고마운 기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신의 경기력 유지가 어렵다는 이유로 불참한다면 누가 앞으로 그를 위해 후원해줄지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올해 KPGA 명예 부회장에서 돌연 사퇴한 일과 선수회장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점도 아쉬웠으나,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참을 선언한 이번 처신은 그가 공들여 쌓은 명예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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