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말이면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시내 곳곳에서 일렬로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공과금 납부를 위한 기다림이다.

2020년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풍경이지만 1980년대까지 한국도 은행 창구에서 납부를 했었다. 파라과이는 아직도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자동이체 이용이 적어 납입처에 직접 방문해 공과금을 내는 일이 많다. 아퀴파고(Aqui Pago)는 전국에 공과금 수납을 위한 993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추억이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파과과이 정부는 2015년 재무부 국세청(SET) 세금신고 온라인 접수, 전력공사(ANDE) 온라인 수납, 2016년 사회보장청(IPS) 진료예약 상담을 위한 전용 앱 설치 등을 통해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다.

이어서 2018년 1억3000만달러 IDB 차관을 받아 범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정부 디지털 어젠다(Agenda Digital del Gobierno)’를 발표한다.

디지털 어젠다의 주요 골자는 연결성 제고를 통한 정부 시스템 접속의 안정화, 효율적인 대국민 대응이 가능한 디지털 정부 구축,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디지털 경제 실현 및 이를 위한 기술이 지속 발전할 수 있는 제도 마련 등 네 가지다.

정부의 이러한 야심 찬 계획에도 아직 파라과이가 디지털 시대로 진입했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파라과이 전자상거래 회의소(CAPACE)에 따르면, 2019년 온라인시장 거래액은 3억달러(전년 대비 50% 증가)이며, 이 중 82%인 2억4600만달러가 해외 구매(전년 대비 40% 증가)로 이뤄졌다. 파라과이 전체 기업의 10%만이 온라인시장에 참여할 정도로 기업 참여율이 저조하다. 2019년 기준 신용카드 보급률이 전체 인구 7%에 불과한 것도 디지털 전환의 큰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파라과이 디지털 전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지난 3월 7일 파라과이 코로나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정부는 3월에서 5월까지 전면적인 이동 제한 조치를 실시했다. 파라과이에도 비대면이 일상이 됐고, 이에 따른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정부는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활동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인터넷 상거래 활성화 조치의 일환으로 판매자를 위한 “집에서 판매(Vende desde Casa)”, 소비자를 위한 “집에서 구매(Compra desde Casa)”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외면했던 기업들도 발 빠르게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주요 슈퍼 마켓 체인들은 온라인 마켓 플랫폼을 구축하고, 챗봇을 통해 고객 응대를 하는 등 전자상거래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가 가져온 파라과이 디지털 시대 도래가 우리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전수연 코트라 아순시온 무역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