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코로나19 2차 항체가 조사 결과
항체형성률 0.07%…1차 때는 0.03%
숨은 감염자 많지 않아, 집단면역 어려울 듯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우리나라 국민 1400여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가 조사를 한 결과 단 1명에게서만 항체가 확인됐다. 항체형성률은 0.07%로 앞선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수치로만 보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 중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경우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 극복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항체 형성률 0.1% 미만…‘면역력 가진 사람 거의 없다’ 의미=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4일 코로나19 항체가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방대본은 지난 6월 10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서울 경기, 대구, 대전, 세종 등 전국 13개 시도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440명을 대상으로 검체를 수집했다. 이 검체를 분석한 결과 서울 거주자 단 1명(0.07%)에게서만 항체가 발견됐다.
항체는 감염병을 앓고 난 뒤 생기는 일종의 ‘면역의 증거’로 항체 형성률이 낮다는 것은 방역을 잘했다는 뜻인 동시에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주요 해외 국가들의 항체 형성률을 보면 스웨덴의 경우 5월 발표 기준으로 스톡홀름은 7.3%, 그 밖의 지역은 3∼4% 수준을 보였다. 미국 뉴욕시는 24.7%라고 발표했고 영국 런던은 항체 형성률이 17%라고 공개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번 2차 조사에서 해외 사례에 비해 항체 양성률이 낮은 것은 6월부터 8월 초까지 확진자가 적었던 것의 영향으로 국민들의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와 생활방역을 위해 노력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며 “중화항체법을 이용하면 방어력까지 있는 항체를 검사하기 때문에 양성률이 조금 더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검사는 1차로 모든 항체에 대해 검사한 뒤 이 항체가 실제 방어력이 있는 ‘중화항체’인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항체가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에는 보통 몸속에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항체가 검사를 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방대본이 앞서 지난 7월 9일 공개한 1차 항체가 조사에서는 3055명 중 1명(0.03%)만 양성으로 나타났다. 1차 조사땐 대상에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구지역 주민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조사 대상의 10.1%인 145명이 대구 주민이었다.
▶수도권 유행 반영되지 않고 조사 대상 적어 ‘한계’=다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대상이 1400여명 수준으로 적어 국내 전체 유행 상황을 진단하는 지표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 조사를 하는 목적은 무증상이나 검사를 안 받은 실제 환자의 유병률을 확인하자는 건데 조사 대상 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8월 중순 이후 수도권의 유행이 반영되지 않은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이 24%까지 올라간 수도권의 유행은 8월 14일 이후 본격화했는데 이번 조사는 그 직전인 13일까지 수집한 검체만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수도권 유행 상황이 반영될 향후 추가 조사에서는 항체 형성률이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조사는 수도권 유행 전에 시행된 것이어서 2차 유행 때 전파 양상이 어떻게 됐는지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역시 이런 한계를 인정하고 대구·경산 지역과 군입대 장정, 수도권 요양시설·병원 등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양성률이 낮은 것은 표본 크기가 크지 않고 8∼9월의 수도권 유행을 볼 수 있는 시기의 검체가 아니었다는 한계가 있다”며 “검체는 좀 더 대표성 있게, 또 유행을 반영할 수 있는 검체 채취시기 등을 고려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조사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체를 활용한 항체 조사를 2개월 단위로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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