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AH 인수 전제로
채권단 지원 요구해
내부 부정의견 우세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또 돈 대주며 팔아야 하나”
미국의 자동차유통 스타트업 HAAH코퍼레이션(HAAH)이 쌍용차 인수의향을 밝히면서 산업은행이 다시 고민에 빠졌다. HAAH가 인수 전제조건으로 산은의 지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달부터 약 한달여간 HAAH와 쌍용차 인수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HAAH가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 측에 제안서까지 전달했다. 제안서에는 300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의향과 함께 산은 등 채권단의 추가 투자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시가총액은 23일 기준 6000억원 가량이다. 마힌드라는 지분 74.65%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인수하겠다는 뜻이다.
일단 산은은 난색이다. 쌍용차 회생 가능성와 인수주체에 대한 의심이 아직 상당하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에 대해 “돈만 넣으면 기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기업을 살릴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HAAH는 쌍용차의 기존 플랫폼을 활용해 테슬라처럼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온전히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HAAH의 지난해 매출액은 고작 2000만 달러(약 240억원)다.
HAAH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중국 자동차업체 체리가 쌍용차를 우회적으로 지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쌍용차는 2004년 상하이차에 인수됐다가 기술만 유출되고 대량해고 사태까지 맞이했었다.
산은 내부에서는 GM대우와 아시아나항공의 악몽에 대한 경계도 상당하다. GM대우는 매각 당시 소수주주로 발을 담궜다 계속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이 진행되며 3조3000억원을 지원했지만 끝내 거래가 무산됐다. 아시아나항공에는 조만간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이렇게 되면 총 지원액은 5조7000억원으로 불어난다. 대한항공 시가총액(3조2000억원)의 1.7배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산업 구조 상 살릴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쌍용차는 그러한 명분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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