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국내 업체들 지위 공고해져
배터리산업 전반 가격 하락세 촉발
완성차업계 “전기차 대중화 앞당겨”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배터리 데이’에서 전기차 배터리 원가절감에 초점을 맞춘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주도권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테슬라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저렴한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전기차 대중화의 시점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초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이번 배터리데이에서 ‘배터리 직접 생산’ 등 전지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발표해 국내 배터리 생산업체들의 주도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주목할 만한 새로운 배터리 기술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대신 머스크 CEO는 “지금의 배터리는 너무 작고 또 너무 비싸다”며 배터리 원가 절감을 강조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을 둘러싼 리스크는 일단 소멸됐다는 평가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오히려 국내 전지 업체의 강력한 시장 장악력이 입증됐다”며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테슬라가 배터리 자가 생산을 하더라도 이미 다양한 고객을 확보한 국내 전지업체를 추월하기 어렵다”고 했다.
머스크가 공언한 대로 배터리 원가를 56% 낮추면 2만5000달러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배터리 가격 하락은 유지 비용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영국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오는 2024년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유지 비용이 같아지는 ‘가격 패리티(Price Parity)’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결국 보조금에 의존하던 전기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 맥킨지도 완성차 업체들이 보조금이나 추가적인 수익모델을 추가하지 않아도 전기차 생산만으로 2~3% 수준의 수익성을 실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와 보조금 기반으로 성장하던 전기차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2023년 이후 연간 판매 대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확보된다면 전기차가 보조금이 필요없을 정도의 경제성을 갖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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