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관련한 재미있는 통계자료가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아이가 두 명인 가정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동안 부모는 1시간에 평균 15번의 방해를 받으며, 가장 오랜 기간 아이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은 단 19분이었다고 한다.
본인이 근무 중인 인텔을 포함해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준비돼 있던 기업에서는 문제없이 시행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재택근무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한 후배가 다니는 회사는 재택근무가 길어지다 보니 업무 진행이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원이 늘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코로나19 확산이 지금까지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에 근원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건 누구나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업무공간이 어떤 형태가 돼야 하는지 논의를 펼치고, 일과 가정을 어떻게 양립할지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선, 업무이동성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다. 노트북과 모바일기기의 대중화는 언제 어디에서든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시도조차 않던 기업도 이제는 유연한 근무형태가 표준이 될 수밖에 없다.
예전 인기를 끌었던 공개 온라인강좌(MOOC)를 생각해보자. 한때 관심을 받다가 시들해진 이유는 지나친 기대와 함께 최적의 원격교육을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상황이 오자 전 세계 교육 관계자들은 가정에서의 온라인학습이 지장 없도록 전념을 다하고 있다. 교육 관계자들의 교과 조정과 원격수업 관리에 대한 노력과 함께, 원격교육 지원을 위한 기술의 품질과 속도의 발전 덕에 이런 난관을 덜 수 있었다.
최근 목격하는 바와 같이 사람들은 이제 거리두기에 대해 민감하면서도 높은 의식 수준을 보일 것이며, 나아가 편안함까지도 느낄 것으로 전망된다. 손씻기나 마스크 착용을 포함한 개인위생 수준은 훨씬 개선될 것이고, 동료와 퇴근 후 맥주 한잔, 스포츠 관람 등 사소한 일상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커질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사람들이 꺼리던 화상회의도 이제는 일상화가 됐으며, 멀리 떨어진 상황에서도 끈끈하고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상호 노력 중이다.
재택근무가 일반화되고 협업이 늘어나면서 업무공간에 대한 개념도 완전히 바뀌고 있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논의하고 업무역량이 발전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나 업무공간이 될 수 있다. 결국 가까운 미래에 업무공간이 어떤 모습일지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업무환경에 대한 논의가 전에 없이 활발해질 것이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물리적인 사무실에서 가능했던 인간적인 연결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은 사실이다.
코로나19는 수년간 논의했던 미래의 업무형태를 가속화하는 등 디지털 전환의 가장 큰 촉매가 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제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힘겨운 시기이지만 지금이 되레 중요한 시간이다. 위기가 끝났을 때 더 나아지고 더 탄탄한 사업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업무와 기술,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할지 의식적으로, 또 의도적으로 재고해야 하는 시간이 바로 지금이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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