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F “노동유연성 OECD 최하위
상위국가 청년고용률, 15%p 높아”
우리나라 노동유연성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용 양극화를 부추기고 비정규직을 양상한 결과다. 청년들이 다니고 싶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동개혁이 단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노동유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3.4점)보다 낮은 54.1점으로 집계됐다. WEF 조사대상 141개국 중 97위, OECD 36개국 중에서는 34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종합 국가경쟁력이 141개국 중 13위로 최상위권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세부 항목을 보면 노사협력(130위)과 정리해고 비용(116위), 해고·고용 관행(102위), 국내이직 용이성(70위) 등 항목이 낮은 평가를 받았다.
경직적인 고용 구조는 인적자원 배분의 비효율을 낳고 있다. 노동수요 변화에 따라 근로시간이나 근로자수를 조정하고, 직무순환 자유도를 높이고 성과급제를 도입한다면 기업 생산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석 부산대 교수가 한국경제연구원의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WEF의 노동유연성 평가가 1점 높아질 때마다 청년고용률(25~29세)은 1~5%포인트씩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노동 유연성을 구성하는 세부지표 중 노사 관계가 대립적인지, 협력적인지를 평가하는 노사협력 점수가 높은 스웨덴이나 네덜란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청년고용률이 15%포인트씩 높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최근 노동법을 개정하자고 주장했다.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불어넣지 않으면 4차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는 논리다. 특히 대기업 노조들의 기득권 지키기가 비정규직을 양산했다고 보고 귀족노조 타파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노동유연성 제고가 ‘쉬운 해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를 보호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어디서, 어떤 일을 하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청년들이 종사하려는 일자리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된다면 미국처럼 고용유지보단 유연성을 제고하고 고용안전망을 확충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며 “청년 고용 측면에선 유연성 확대가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 내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일도 시급하다는 조언이 있었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정규직 여부, 노조 유무 등에 따라 임금 격차가 너무 크다”며 “생산성에 비례하게 고용구조가 짜여지면 일자리 선택폭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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