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기관 137곳
기업들에 ‘탈석탄’ 촉구
국내금융사 동참 잇따라
유럽 대형 펀드들이 일본 대형금융사들과 한국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 개발 철회를 요구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총 3조6000억 달러(4027조 원)를 운용하는 유럽 기관투자자들은 일본과 한국 투자기관들에 ‘붕앙2 석탄화력발전 개발’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최근 세계 각국 기관투자자 137곳은 최근 온실가스(GHG) 배출량이 많은 1800개 글로벌 기업·금융사를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및 석탄화력발전 투자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유럽 기관투자자들의 이번 서한도 이같은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스웨덴 노르디아 자산운용과 덴마크 국부펀드인 MP연금, 핀란드 펀드 등 유럽펀드 컨소시엄 18곳은 일본 대형 금융사들과 한국 기업·금융사의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 개발투자가 자사들의 투자철회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경고성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베트남 붕앙2 석탄발전소 사업에는 한국전력과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한국수출입은행, 하나은행 등이 ‘팀 코리아’ 프로젝트 형태로 참여한다. 한국전력이 지난 5일 베트남 붕앙2사업 투자를 이사회에서 통과시키기 전부터 영국 최대 기업연금 운용사인 리걸앤드제너럴 그룹, 노르웨이 연금회사인 KLP, 핀란드은행의 노르디아은행 등은 삼성물산에 사업 불참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파리기후협약으로 국제사회가 2050년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목표를 수립하면서 대형 자산운용사·금융사들은 빠른 속도로 ‘탈석탄’ 기조로 전환 중이다. 기후변화가 글로벌 과제로 급부상하면서 유럽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기관들은 2013년 경부터 석탄발전소 투자를 줄여왔다. 여기에 탄소배출량이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업전환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왔다.
이번에도 프랑스의 악사(AXA)그룹과 영국의 보험사인 리걸앤제너럴, 일본의 닛코자산운용 등 글로벌 금융기업 137곳은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하는 기업과 금융기관들에 철회를 촉구하고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서한대상은 받은 기업에는 스위스의 로슈그룹과 한국전력을 비롯해 일본 기업들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한 한국 기업·금융사들의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기관투자자들의 단골 비판대상 중 하나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삼성물산에 붕앙2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참가하지 말라는 서한을 받았다. 영국의 리걸앤제너럴은 지난해 한국전력을 비롯해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 스팸회사 호멜푸즈 등 5개사를 자사의 50억 파운드(약 7조 3500억 원) 규모의 윤리적 펀드에서 제외시켰다.
기관투자자들의 경고에 기업들은 잇따라 친환경 사업 구상을 내놓기 시작했다. 한국전력은 전날 신규 국외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26일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 실현을 위한 정책안을 오는 26일 내놓을 예정이다. ‘석탄금융’의 단골주자로 알려진 일본 금융사들은 스가 총리의 발표와 함께 ESG 투자전략을 잇따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경제와 금융분석 연구소(IEEFA)에 따르면 이달 기준 총 운용자산(AUM) 10억 달러가 넘는 금융기관(은행·보험사 포함) 중 ‘탈석탄금융’을 선포한 기관은 총 123곳이다. 해당 명단에는 글로벌 대형은행으로 꼽히는 골드만삭스와 웰스파고는 포함되지 않았다. 친환경정책 기조가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금융지주사 중에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KB금융은 지난 9월, 신한금융은 지난 14일 탈석탄금융을 선언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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