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수협은행장 인선이 난장판이다. 1차 공모 후보들이 탐탁지 않아 2차 공모를 했는데, 2차 공모에 지원한 11명 중 5명이 1차 후보들이다. 벌써부터 ‘3차 공모를 진행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2차와 같다면 3차도 해봐야 뻔하지 않을까? 이 와중에 오는 24일 임기가 끝나는 이동빈 현 행장은 “연임은 안 하되 차기 행장 선임 때까지는 자리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Sh수협은행장 인선 과정의 난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h수협은행은 2016년 12월 1일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분리된 특수은행이다. 수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갖지만 정관 개정은 해양수산부 장관의 승인한다.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처럼 유사시 정부가 손실을 메워준다. 특히 수협중앙회는 외환위기 여파로 2001년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원받았는데 주로 Sh수협은행이 상환 책임을 맡고 있다. 이러다 보니 행장추천위원회도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 장관이 각각 1명씩을 추천하게 돼 있다. 수협중앙회가 2명의 행추위원을 추천할 수 있지만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을 해야 행장 선임이 가능하다.

예산권과 정책권을 가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원래 한몸처럼 움직인다. 수협중앙회는 전통적으로 해양수산부가 관할한다. 해수부 예산권은 기재부가 쥐고 있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금융사는 금융위와 예보 측이 파견한 인사로부터 경영 현황을 관리·감독받는다. 이로 인해 Sh수협은행에 대한 수협중앙회의 영향력은 제한됐다. 이 때문에 중요한 의사결정에서 정부와의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2017년에도 행장 선임을 앞두고 정부와 수협중앙회는 힘 대결을 벌였다. 3번의 공모와 6개월 넘는 행장 공백 기간 끝에 이동빈 행장이 선임됐다. 올해 1월에는 감사 자리를 놓고 중앙회와 정부가 또 맞섰고, 4차례 공모 끝에 겨우 기재부 출신인 홍재문 전 금융위 국장이 선임됐다.

최근 Sh수협은행은 은행장 임기를 조정했다. 정관을 ‘3년 단임’을 ‘2년 임기에 1년 연임 가능’으로 바꿨다. 은행장 선임을 두고 벌일 난리가 이제 2년 또는 1년 단위로 반복되게 생겼다. 공모 절차가 지난 행장 때 3번, 최근 감사 때 4번이니, 이번엔 5번이 돼야 마땅할까?

보통 이런 구조의 이유는 뻔하다. 자리 싸움이다. 수협중앙회는 회장 측근을, 정부 부처는 퇴직 관료나 관(官)의 대리인을 행장에 앉히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해적’과 ‘산적’의 대결로 봐도 무방하다.

수협중앙회는 수산업협동조합원을 위해 존재한다. 수협법 1조는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유사시 정부의 지원 대상이다. 공적 자금까지 받았으니 국민에게 빚이 있다. 수협 관계자가 ‘해적’이 아니라면 Sh수협은행을 사적 이해의 추구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정부 부처도 ‘산적’이 아니라면 경제관료 사회의 이익을 위해 국민이 위임한 권리를 남용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