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가입금액’에 무게

업계 ‘영업수익’으로 주장

시행령안 ‘뜨거운 감자’로

내년 3월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의 ‘징벌적 과징금’이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다. 법에서도 최대 50%를 징구하는 기준이 애매했는데 시행령에서도 그 개념이 모호하게 표현되면서다. 당국은 기존 보험업법 상 기준이라고 설명하지만, 금융권은 부담이 너무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소법은 금융상품 6대 판매원칙(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 규제) 중 적합성·적정성 원칙을 제외한 4대 원칙을 위반한 경우 ‘수입 등’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수입 등’의 개념이다. 기존의 다른 금융법령에는 없었던 용어이기 때문에 시행령에서 새로 정의를 해야 했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상품의 ‘거래금액’, 즉 보험상품의 보험료, 대출상품의 대출액, 투자상품의 투자액, 예금상품의 예치금으로 정의했다.

은행 등 금융업계에서는 ‘수입 등’이 ‘수익’이 돼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모펀드 같은 경우 수수료 수익은 거래금액의 1~2%에 불과한데, 그보다 최소 50배 이상 큰 투자원금을 기준으로 50%의 과징금을 매기는 것을 부당하다는 것이다. DLF나 라임과 같은 사모펀드 사태가 터지면 수 천 억원의 과징금을 내는 수도 생긴다는 우려다.

금융위는 기존에 판매원칙을 위반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경우는 보험상품의 설명의무 위반이 유일했기 때문에 그것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한다. 보험업법 196조2항은 설명의무를 위반해 보험을 팔 경우 보험료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2017년 도입된 것으로 이전까지는 보험료의 최대 20%까지 부과하도록 돼 있었는데, 금전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금융업 전체에 대한 과태료와 과징금을 상향하면서 함께 올라갔다. 징벌적 과징금의 선례다.

금융업계의 주장처럼 과징금 기준을 ‘거래금액’이 아닌 ‘수익’으로 조정하면 보험 설명의무 위반 과징금도 도리어 낮아진다. 형평성을 따지게 되면 보험사의 수익인 사업비에 대해서만 과징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징벌적 과징금’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에 비춰봤을 때 수익을 넘어서는 과징금이 합당하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지난 4년간 해당 조항으로 보험사가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례를 보면 아직까지는 업계가 우려할 정도로 과중한 금액이 부과된 경우는 없었다는 점도 강조한다. 지난해와 올해 다수의 생명보험사들이 저축보험을 판매하면서 설명의무를 위반해 각각 수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이 가장 최근 사례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존 보험 과징금 역시 논란이 터지지 않았을 뿐, 문제는 잠복해 있다고 지적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018년 즉시연금 사태 때 최대 수조원의 과징금이 매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소송으로 넘어가면서 논란이 사라졌다”며 “보험업법 상 기준이 합당한 것인지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