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재단행시 양국 분쟁 절차 등 명시 없어 아쉬움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이 15일 최종 서명됐지만 공식 발효까지 갈길이 멀다는 것이 중론이다. RCEP 참가국 15개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9개국이 국회 비준을 마쳐야 공식 발효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국회 비준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머지 8개국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지난해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했던 소재·부품·장비 품목이 양허대상에 빠지고 한일간 무역분쟁이 생겼을 때 논의할 수 있는 안전망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RCEP 서명 이후 국회 비준 동의 등 국내 절차를 진행한다. RCEP이 발효되려면 아세안 10개국 중 6개국과 비아세안 5개국 중 3개국 등 총 9개국이 국내 비준 뒤 RCEP 사무국에 비준서를 기탁하면 60일 뒤 발효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경우, 미국·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페루·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해 2015년 10월 타결돼 각국의 국내 비준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갓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심 보호무역’ 기조를 앞세워 2017년 1월 TPP를 탈퇴했다. 이후 남은 11개 회원국은 미국이 강하게 주장해온 항목들을 동결한 채 협정을 ‘포괄적(Comprehensive)·점진적(Progressive)’ TPP, 즉 CPTPP로 바꿨다. CPTPP에 대한 국내 비준을 11개 나라 가운데 과반인 6개국(일본·싱가포르·호주·캐나다·멕시코·뉴질랜드)이 마치면서, CPTPP는 2018년 10월 공식 발효됐다. 결국, 공식 타결후 3년가량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9개국 국회비준을 마쳐야한다는 점에서 RCEP도 CPTPP처럼 공식 발효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이번 RCEP은 양자 협정은 아니지만, 한일 간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의미도 크다고 정책당국은 설명하고 있지만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안전망이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RCEP에서 한일 양국 간 관세 철폐 수준은 품목 수로는 모두 83%로 동일하다. 다만 완성차, 기계 등 주요 민감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 통상전문가는 “지난해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규제를 단행했을때, 분쟁논의를 RCEP이나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할 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면서 “또 일본과의 양허대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평가를 할 수 있는데 아직 그런 절차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업계와 협의를 통해 민감한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뺐다”면서 “기술 수준이 굉장히 높고 일본 의존도가 높지만, 우리가 육성해야 하는 소재·부품·장비 품목은 시장을 아예 열지 않거나, 열어도 20년 이상 장기· 비선형방식으로 최대한 보호기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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