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최종판결 12월 16일로 연기

국내 법원, 수출품목 허가취소 정지

“판결 불확실성 제거 후 반등” 기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5년간 치러온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전쟁’의 결론이 다음달로 미뤄지면서 증권가에선 이들 주가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은 메디톡스가 우세하다는 관측이 높지만, 매출 절반을 차지했던 ‘메디톡신’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게 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20일 코스닥시장에서 메디톡스는 전 거래일보다 2만2600원(8.98%) 급락한 22만9000원으로 출발해 장중 10% 넘는 급락세로 이어졌다. 반면 대웅제약은 개장 직후 2500원(2.61%) 상승한 9만8200원을 기록했다.

보톡스 분쟁을 벌이는 두 종목의 주가가 엇갈린 것은 이날 개장 직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19일(현지시간)에 내놓기로 했던 최종판결을 12월 16일로 늦춘다고 발표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당초 이달 6일 예정됐던 최종판결은 이로써 2차례 연기됐으나 ITC는 사유를 따로 밝히지 않았다.

시장은 ITC 판결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한 모습이다.

앞서 ITC는 지난 7월 예비판정을 통해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판매 중인 ‘나보타’가 메디톡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10년 수입금지를 결정했다. 예비결정이 그대로 최종판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ITC가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해왔다.

국내 법원의 판단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메디톡신의 품목허가를 취소한 데 이어 이달 13일엔 수출품목 허가마저 취소한 바 있다.

이에 메디톡스는 식약처 결정에 대해 행정집행 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대전지법은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대법원도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 국내 판매를 가능하게 했다. 동일 내용으로 진행 중인 본안 소송의 결론만 남았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114억원 영업손실을 낸 메디톡스가 ITC와 국내 법원의 판결 관련 불확실성만 제거되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실제 메디톡스는 식약처 수출품목 허가 취소 결정이 나온 13일 이후 전날까지 주가가 19.19% 상승하는 저력을 보였다. 분쟁 상대방인 대웅제약(1.59%)이나 보톡스 대장주인 휴젤(-2.40%)을 크게 웃도는 급등세였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출허가가 취소됐다고 하나 법원의 인용 결정이 있을 경우 다시 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메디톡스의 향후 실적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3분기 식약처 결정까지 이미 선반영돼 대규모 적자를 시현해서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대웅제약도 최악의 소송결과를 선반영해 주가가 부진했던 만큼, 판결 이후에는 되려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KTB투자증권은 “점진적 실적 정상화와 R&D 모멘텀 부각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대웅제약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상향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