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신설 지주사 출범…구본준 고문 독립 수순

구광모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주축 뉴LG체제 완성

45세이하 임원 24명 발탁…CEO 유임 속 신구 조화

내년 취임 4년차를 맞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안정속 혁신’을 택했다. 지난 25일과 26일 단행된 LG그룹 2021년 임원인사는 ‘구광모 체제 완성’, ‘신구 조화’, ‘젊은 참모’로 요약된다. 구 회장은 숙부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의 LG상사 등 5개사 계열분리를 공식화하며 전자와 화학, 통신서비스 삼각축으로 ‘뉴LG’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광모 회장은 취임 3년 만에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 첫 발을 뗐다. LG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상사와 LG하우시스 중심의 새 지주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해 내년 5월 출범시키기로 결의했다.

새 지주사는 구본준 고문이 대표를 맡고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된다.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가 포함되고 LG상사 산하 판토스를 손회사로 편입한다. 장기적으로는 구 고문이 보유한 ㈜LG 지분 7.72%(약 1조원)를 활용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계열분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LG인사는 구 회장의 ‘실용주의’와 ‘철저한 성과주의’가 지배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부회장단 3명 등 대부분 CEO를 유임시켜 조직 안정화를 꾀하면서도 상무급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해 미래준비를 위한 성장사업을 추진을 가속화했다. LG 측은 “신구 조화를 통해 안정 속 혁신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은 지켜졌다. 사장 승진자는 5명으로 전년(1명)보다 크게 늘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이상규, 실리콘웍스 CEO 손보익,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손지웅 부사장 등이 사장 승진자 명단에 포함됐다.

신규 CEO와 사업부문장 변화도 있었다. LG유플러스는 하현회 부회장이 퇴진하며 황현식 사장이 CEO로 선임됐다. 12월 1일 출범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는 김종현 현(現)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이 내정됐다. LG전자에서는 가전 황금기를 이끈 송대현 H&A(생활가전)사업본부 사장이 용퇴하고 류재철 부사장으로 수장이 교체됐다.

미래 대비를 위한 젊은 참모는 대거 전진배치됐다. 올해 LG의 임원 승진자는 총 177명으로 작년 165명보다 늘었다. 특히 신규 임원은 작년 106명에서 늘어 124명이 발탁됐다. 이 가운데 45세 이하 임원은 24명에 달했다.

LG 측은 “고속 성장하는 미래사업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하고자 했다”며 “이는 미래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육성할 것을 지속 강조해온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된 인사”라고 밝혔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