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 에세이 출간
#1. 한 노숙인 친구가 명함을 달라고 했다. “제게 무슨일이 생기면 연락할 사람이 없어요. 신부님”하면서 명함을 받아갔다. 몇 년전 크리스마스 아침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노숙인 한분이 어제 길에서 동사된 채로 발견됐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는 없고, 지갑에 신부님 명함이 있어 연락드렸습니다” 이 친구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마음이 아파 눈물이 계속 흘렀다. (2020년 9월 24일)
김하종 신부가 지난달 15일 펴낸 에세이집 ‘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다. 이 책은 지난 1월 28일부터 10월 28일까지 275일간의 일기 형식의 글을 묶은 것이다. 신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는 일기를 따로 쓰지 않았다고 한다.
신부의 일기는 성남시청 직원들이 찾아가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급식소 운영을 계속할거냐고 묻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성남시장 면담을 신청하고, 직원들과 회의를 진행한 끝에 안나의 집은 노숙인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운영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청소노동자가 건내준 10만원, 정부보조금을 받은 쌀을 모아 안나의 집에 기부한 한 여성의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278일간 기록의 마지막 날인 10월 28일 김 신부는 ‘이 책에는 기적이라는 말이 계속 나온다. 대개 사람들은 기적이라 하면, 예수님께서 한 순간에 마치 마법을 사용해 어떤 상황을 바꾸는 것만 떠올린다.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는 글로 책을 마무리지었다.
이 책에 담긴 그의 생각은 지난 3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 신부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안나의 집에 좋은 일과 아름다운 일, 놀라온 일이 너무 많았다”며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이 시기에 안나의 집에서 일어난 아름다운 일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지칠 때 자원봉사자들을 보면 힐링이 되는 것처럼 책을 읽고 사람들이 힐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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