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명의 통장 등 약 5000만원 상당 넘기라며 ‘사인’
법인 측 “후견인 신청서 받으려고 한 적 없다” 고소
경찰, ‘후견신청 목적’ 취지 녹취 확인…혐의 적용 어렵다 판단
정상화 아직…할머니들 식단 부실에 찬밥 내주기도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시설인 ‘나눔의집’이 할머니들의 재산을 관리하겠다며 동의 서명을 종용한 사실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피소된 공익제보자들에 대해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광주경찰서는 최근 김대월 학예실장을 비롯한 나눔의집 공익제보자들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실장과 나눔의집 공익제보자들은 지난 7월 “나눔의집 요양시설관리자 A씨가 침대에 자고 있던 이옥선 할머니(93)를 깨워 할머니 명의의 통장 4개와 보유하고 있는 현금 35만원을 대신 관리하겠다는 인수증에 사인하도록 했다”고 폭로했다.
이 할머니는 당시 약 5000만원 상당의 재산을 넘긴다는 인수증에 사인을 했으나, 폐쇄회로(CC)TV를 통해 상황을 목격한 김 실장과 공익제보자들의 제지로 법인 측의 후견인 신청과 재산 관리는 무산됐다.
A씨와 나눔의집 관계자는 “할머니의 거듭된 요청과 보관 필요성을 고려한 끝에 인수증을 작성하려던 것”이라며 “후견인 신청을 위해 인수증을 받은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엔 ‘A씨가 후견인 신청서를 위해 인수증을 받으려고 했다’는 폭로는 허위 사실이라며 김 실장과 공익제보자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경찰은 그러나 A씨가 “이걸(인수증) 받아서 제가 후견인 신청을 하려고 합니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를 확인,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이 성립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나눔의집 재단 후원금 횡령 관련 내부고발이 나온지 약 7개월이 지났지만 할머니들의 생활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김 실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 나눔의집 후원금 유용 폭로 이후 재단 측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식단을 부실하게 관리하는 등 할머니들의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스턴트 음식을 내준다거나 점심과 저녁 식단이 똑같고 식은 밥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한 달에 1억~2억원 가까이 들어오던 후원금도 3000만원으로 줄었다. 나눔의집 법인 측은 “현재 들어오는 후원금만으로도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실장 역시 “후원금이 많이 줄었긴 하지만 원래 할머니를 위해 쓰인 후원금이 아니라 재단 배만 불려준 후원금”이라며, “할머니들의 지원이 부실한 것은 줄어든 후원금은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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