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추미애 장관에 “시대 부여 임무 충실, 특별히 감사”
尹, ‘징계효력 중단시켜달라’ 법정 공방 본격화
사상초유 3차 수사지휘권 발동은 피하게 돼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17일부터 정직 징계에 따라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적 대응을 가시화했다. 전날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여권의 총장 퇴진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지만, 윤 총장이 물러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하는 상황이다.
윤 총장은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낼 예정이다. 추 장관은 전날 ‘모든 것을 바친다 했는데도 아직도 조각으로 남아있다,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라고 적었고,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사실상 법무장관-검찰총장 양쪽이 공백인 상황이다.
추 장관이 사퇴 카드를 던지면서 윤 총장은 당분간 여권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11월 법무장관의 직무배제 조치 때와 달리,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정직 징계를 재가한 점도 부담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에게 재량권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추 장관이 개혁을 완수했고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사료된다”며 징계가 정당하다는 쪽에 힘을 실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고 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방송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사임을 해야 되는데 버티기를 하니까 이제 한판 해보자라는 건데,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것은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전쟁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사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징계소집과 의결 절차, 결과 모두 부당하다고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다. 정직 2개월 징계를 ‘총장 찍어내기’ 시도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국가공무원법상 퇴진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월 시행된 개정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퇴직을 희망하는 경우 임용제청자는 징계 중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퇴직을 허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해 징계회부 외에도 수사의뢰도 해놓은 상태다.
일선 검사들도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사법연수원 35기 부부장검사 일동은 전날 집단 성명을 발표하고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의결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징계사유가 부당한 것은 물론 징계위원회 구성부터 의결에 이르기까지 절차 전반에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존재했다”면서 “이러한 징계는 검찰총장 임기제를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므로 바로잡아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추 장관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징계절차 이후 예상됐던 초유의 3차 수사지휘권 발동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추 장관은 1차 징계심의위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9일 판사 사찰 의혹 사건을 서울고검에 배당한 대검의 결정을 비판하며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다. 대검의 서울고검 배당을 문제삼는 상황에서, 추 장관이 수사 주체를 바꾸려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징계절차가 마무리된 후 또 한번 수사지휘권이 발동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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