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선임연구원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선임연구원

12월 상장한 공모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논란이 미국에서 뜨겁다. 미국 1위 음식 배달 플랫폼 도어대시(DoorDash)는 공모가 대비 78% 상승한 182달러,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 (Airbnb)는 공모가 대비 115% 상승한 146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또 기업용 AI 솔루션 기업 씨쓰리에이아이(C3.AI)는 공모가 대비 138% 상승한 10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뿐 아니라 올해 IPO 기업 중 상장 당일 2배 이상 상승한 기업은 19개에 달한다. 2019년에는 3개에 불과했으며, 지난 5년간 (2015 ~ 2019년) 총 11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이다. 9월 상장 후 가파른 주가 상승을 기록한 팔란티어(Palantir),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유니티(Unity)가 이에 해당한다. 향후 예정되어 있는 게임 제작&유통 플랫폼 로블록스(Roblox)도 후보다.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일각에서는 이러한 공모주의 가파른 주가 상승을 ‘버블’의 징조라고 지적한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높은 시초가가 글로벌 리테일(개인) 투자자의 유입 때문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로빈후드와 함께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피델리티에서 에어비앤비의 상장 당일 매수 주문은 매도 주문의 8.3배(테슬라는 1.4배)에 달했다. 이같은 수급 불균형은 주가의 단기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투자자의 가파른 진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근거는 1)기업 가치평가에 대한 고민 없이 2)단기투자로 접근하며 3)이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주가는 적정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며 현재는 과열이라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다.

하지만 2020년은 ‘개인투자자’의 해이며 과거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미 올 상반기부터 이어진 글로벌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과 성공 스토리는 편견이 잘못됐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기업의 비지니스 모델과 밸류에이션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며, 풍부한 유동성과 거래 편의성 개선은 개인 투자자를 자본시장의 한 축으로 우뚝서게 했다.

물론 공모주 시장의 활황이 일시적인가, 지속 가능한 변화인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전통적인 밸류에이션으로 정당화하기 어려운 신규 공모 기업의 주가 상승 또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기관 투자자 중심의 초대형 기업(예를 들어 아마존)과 달리 중소형주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버블’이 지속되면 더이상 ‘버블’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