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시총 거침없는 질주
SK케미칼 477%↑ 최고 상승폭
삼성그룹 삼바·SDI 비약적 상승
삼성전자 시총 100조 이상 증가
LG화학, 그룹 시총 상승분 75%
롯데·현대重·신세계는 역주행
올해 국내 증시가 역대 최고가 랠리를 이어가며 4대 그룹의 시가 총액 또한 새 역사를 썼다. 4대 그룹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거침 없는 상승세를 이끌었다.
10대 그룹 시가 총액 전체로도 1100조원을 넘어섰다. 그룹별 시가총액의 변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 미문의 상황에 달성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다만 10대 그룹 전체로는 30%에 달하는 큰 폭의 상승이 이뤄졌지만, 그룹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거센 상승장 속에서도 롯데, 현대중공업, 신세계, GS그룹 등은 오히려 시가총액이 뒷걸음질쳤다. 산업의 대전환기 속에 2차전지와 바이오, 반도체, 친환경 등 성장 산업의 계열사를 보유하느냐에 따라 차별화 흐름이 나타났다. 미래 성장가치의 함수로 평가되는 주가의 특성이 적나라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 ‘시총 100조 클럽’ 4대 그룹으로 확대…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전기차가 좌우=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대 그룹의 시가총액 순위는 삼성, SK, LG, 현대차그룹 순이었다. 지난해 4위였던 LG그룹이 3위로 올라섰다.
삼성그룹은 622조5080억원으로 독보적인 1위였다. 2위 SK그룹의 166조3020억원보다 4배 가까이 높다. 3위 LG그룹은 연초 대비 53.62%나 상승한 127조2451억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4위 현대차그룹도 28.3% 상승한 109조6850억원을 나타내며 역시 시가총액 100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그룹사별 지각변동의 키워드는 단연 ‘신산업’이었다. 배터리와 반도체, 바이오, 전기자동차 등 미래 성장 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지에 따라 시가총액이 요동쳤다.
삼성그룹은 독보적인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의 상승과 더불어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비약이 눈에 띄었다. 삼성SDI는 연초 15조9534억원의 시가총액이 지난 22일 현재 38조1643억원까지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8조3517억원에서 53조1305억원까지 늘었다. 2차전지와 배터리로 상징되는 두 회사에서만 47조원 가까이 시가총액이 늘었다. 여기에 올해 시가총액이 30% 가량 늘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상승액도 102조원에 달했다.
SK그룹은 바이오 산업의 성장 수혜를 집중적으로 누렸다. SK바이오팜이 신규 상장해 13조5090억원이 새롭게 늘었고, 신약개발과 CMO(의약품 위탁생산) 수혜로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자회사로 둔 SK케미칼은 올해 7832억원이던 시가총액이 지난 22일 4조5204억원까지 늘어나며 상승폭이 무려 477%에 달했다. 이는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SK케미칼의 중간지주사격인 SK디스커버리 또한 시총이 7000억 이상 높아졌다. 2차전지 소개 기업으로 변신 중인 SKC의 시가총액도 1조8900억원에서 3조3780억원까지 두 배 가까이 올랐다.
4대그룹 가운데 발군의 상승세를 기록한 LG그룹은 단연 LG화학이 효자였다. 2차전지 글로벌 1위 경쟁력을 지닌 LG에너지솔루션의 가치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22조166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22일 56조2600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해 있다. 45조원의 그룹 시가총액 상승의 4분의3을 혼자 짊어진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전기차의 기대감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56%, 41% 상승한 효과가 작용했다. 현대차가 14조원, 기아차가 6조원 가량 시가총액이 늘었다.
10대 그룹사들에서도 2차전지와 재생에너지 등의 힘은 막강했다. 한화그룹의 한화솔루션과 포스코그룹의 포스코케미칼의 시가총액이 올해 나란히 두배 이상 상승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총 절반 육박…10대 그룹사 내에도 심각한 양극화= 4대 그룹 시총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를 돌파했지만, 시장 내에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881조5113억원이었으며, 코스닥은 370조4175원이다. 두 시장의 시가총액에서 4대 그룹 비중은 45%에 달한다. 아울러 10대 그룹 전체로 넓히면 50%까지 올라간다.
시가총액의 양극화는 10대 그룹 내에서도 확연해 지고 있다. 삼성그룹이 압도적으로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SK와 LG, 현대차그룹이 시총 100조원을 넘어섰지만, 이후 5위의 포스코그룹의 시가총액은 33조원에 불과하다.
그룹 시가총액 6위에서 10위까지의 5개 그룹사에서는 한화그룹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 그룹사가 모두 연초 대비 시가총액이 감소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GS그룹은 최고가 기록을 써나가는 장세 속에서도 시가총액이 9% 가량 줄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이른바 산업의 전환이 한층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라며 “바이오와 2차전지 등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그룹사별 시가총액의 차별화 흐름을 낳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순식·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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