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료 年 1000만원 ↓’ 80%

1억 이상 4.8%가 70% 차지

계약서 서면 작성은 절반 그쳐

부당한 대우 불공정 관행 여전

방송연기자노동조합 농성 장면. [연합]
방송연기자노동조합 농성 장면. [연합]

국내 연기자 10명 중 8명은 연 1000만 원 미만의 출연료를 받고 있으며, 6명 가량은 생계를 위해 부업을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과 함께 방송 연기자들의 출연계약, 보수지급거래 관행을 실태조사해 28일 발표한 결과에서다. 실태조사는 방송연기자 560명 대상 설문조사와 연기자노동조합원 4968명의 수입조사를 병행했다.

먼저 연기자노동조합원 4968명의 출연 수입을 보면 2015년 평균 2812만 3000원에서 ▷2016년 2623만 8000원 ▷2017년 2301만 1000원 ▷2018년 2094만 3000원 ▷2019년 1988만 2000원 등으로 4년째 감소세다.

10명 중 8명(79.4%)이 연소득 1000만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1억 원을 넘는 경우는 4.8%에 불과했다. 하지만 출연료 1억 원 이상이 전체 출연료 지급분의 70.1%를 차지,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방송연기자(560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연기 외에 다른 일을 한다는 사람이 58.2%로 절반을 넘었다. 다른 일자리를 병행하는 이유는 생계비 보전이 78.5%로 가장 많았고, 추가적 수입(9.5%), 진로변경(2.8%) 등이 뒤를 이었다.

출연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는 절만에 그쳤다. 조사 대상 560명이 출연한 1030개 프로그램에 대한 ‘계약 관련 조사 결과’ 49.4%는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29%는 구두계약, 21.6%는 등급확인서(방송사가 1~18등급으로 연기자 경력?등급 평가) 등 다른 문서로 대신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 상 서면계약체결은 의무화 돼 있고 위반 시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부당한 대우를 겪은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일명 ‘쪽대본’으로 불리는 촬영 직전에 대본을 받은 경험이 33.4%나 됐으며, 차기 출연을 이유로 출연료 삭감(27.1%)을 당하거나, 야외비나 식대 미지급(21.8%), 18시간 이상 연속촬영(17.9%), 편집 등 이유로 출연료 삭감(12.5%), 계약조건과 다른 활동 강요(10.5%) 등 불공정한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출연자의 서면계약은 42%로 더 낮았다. 절반 가까이(46.9%)가 구두계약했다. 아동·청소년 배우의 경우 서면계약서 작성은 성인 연기자(50.9%) 보다 한참 못미치는 30.7% 수준이었다. 또한 아동·청소년의 66.7%는 법적으로 제한된 밤 10시 이후 야간 촬영 경험을 했다.

서성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은 “열악한 여건과 불공정한 관행으로 인한 연기자들의 창작의욕 저하는 대중문화산업 위축으로까지 이어 질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문화산업 성장을 위해 방송사, 외주제작사, 국회, 유관부서 등과 협업해 개선방안을 도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피해구제, 법률서식 작성 등을 무료로 지원하는 ‘문화예술 불공정상담센터’를 통한 방송 연기자 지원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