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아보전 위수탁료 8억 중 7억은 인건비
서울시, 전담팀 신설·인원 확충 등 뒤늦은 대책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시가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그간 민간위탁으로 운영해 온 7개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을 단계적으로 직영 전환을 검토한다. 연간 8억 원이 넘는 시 예산을 위탁료로 챙겨가는 ‘강서 아보전’이 정인이 사건에 부적절하게 대응해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민간위탁의 문제점이 드러나서다.
서울시는 이를 포함해 가족담당관 내 ‘아동학대대응팀’ 신설,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확충, 아동학대 고위험 아동 3만5000여명 긴급 전수조사 등 후속대책을 13일 발표했지만, ‘뒷북 행정’이란 비판을 낳는다. 아동학대 조사 업무의 자치구 이관 등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 시행된지 지난해 10월이며, 법령 개정 검토 기간까지 거슬러 보면 제도 변화에 대비할 시간은 충분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주무부서인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이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후속 대책 마련과 내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까지 나오는 등 어수선함 속에서 아동학대 업무를 후순위로 미룬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정인이를 담당한 강서 아보전은 서울시로부터 지난해 총 8억 2099만 원을 받아갔다. 이 중 대부분은 인건비 명목으로 사용됐다. 지난해 예산 가운데 인건비 명목으로 분류된 항목은 약 7억원(6억9900만 원)이다. 서울시가 밝힌 강서 아보전 종사자는 17명임을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인 당 평균 4100만 원이 넘는 인건비가 소요된 사업인 셈이다. 올해 예산은 더 늘었다. 3000만원 증액된 8억5457만 원이다. 이 정도 액수는 7곳 아보전 가운데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올 1분기 중으로 해당 예산을 예정대로 집행할 계획이다.
수 억원대 세수를 받아간 강서 아보전이 양천경찰서와 함께 정인이 사건을 막지 못한 책임주체로 세간의 질타를 받으면서, 서울시는 전날 ‘직영 전환’ 카드를 내밀었다. 아보전 7곳은 동부, 강서, 은평, 영등포, 성북, 마포, 동남권 등에 있다. 시는 공공성 강화를 위해 관계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단계적으로 직영전환을 검토한다. 문제를 일으킨 강서 아보전을 비롯한 역량 미달 아보전들이 서울시 후속 조치의 우선 이행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시는 또한 아동학대 예방 총괄조정 기능을 강화해 ‘아동학대대응팀’을 가족담당관 내에 신설하고, 아동전담 공무원을 현재 62명에서 상반기 72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행정안전부의 권고 인원은 연간 아동학대 신고 건수 50건 당 전담공무원 1명으로, 이제라도 맞추겠다는 의지다. 25개 자치구의 전담공무원은 아동학대 신고가 많은 노원구, 은평구가 가장 많은 5명이며, 대부분 구가 1~3명 정도다. 이 달 중 1명을 추가해 6명을 두는 은평구 조차 학대신고 건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은평구 관계자는 “지난해 학대건수는 370건”이라고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권고인원은 8명이 필요한 셈이다.
서울시 주무부서 관계자는 경찰 등에 비해 구체적인 후속 대안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연초 아동학대 방지체계 강화대책을 마련하는 연간 계획 일정을 따랐다”며 “인사 관련 조치 등에 대해서도 답변할 수 없다”고 소극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강서 아보전은 자체적으로 지난주 사건 담당자와 관장을 모두 대기발령 내고 공석 처리했다고 밝혔다.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한 잠정적 보직해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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