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세미 트럭’ 하반기 양산…상용차 시장 진출

주행거리 따라 480㎞ㆍ800㎞ 두 모델로 출시 계획

현대차는 수소 인프라 확대에 집중…진출시기 조율

자율주행 기술도 관전 포인트…고객사 확보 열쇠로

테슬라의 '세미 트럭' 프로토타입 운반 모습. 지난해 공개된 모델에서 바퀴의 형태와 차량 뒷면이 달라졌다. [출처=electrek]
테슬라의 '세미 트럭' 프로토타입 운반 모습. 지난해 공개된 모델에서 바퀴의 형태와 차량 뒷면이 달라졌다. [출처=electrek]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가 ‘세미(Semi) 트럭’의 연내 양산을 공식화하면서 수소전기트럭으로 북미 상용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현대차와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하반기부터 첫 상용차 ‘세미 트럭’을 양산할 계획이다. 초도 물량은 DHL그룹과 월마트 등 선주문을 마친 고객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본격적인 생산은 2년 이상 늦춰진 상태다. 테슬라는 지난 2017년 ‘세미 트럭’의 출시 계획을 공개하면서 2019년 출시를 자신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몇 차례 지연되면서 올해까지 미뤄졌다.

‘세미 트럭’의 강점은 장거리 수송능력이다. 구체적인 성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대 주행거리 480㎞ 수준의 15만 달러 모델과 804㎞를 달릴 수 있는 18만 달러 모델 두 종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량 생산의 전제 조건은 ‘4680 배터리’의 확보다. 지름 46㎜, 길이 80㎜ 크기의 원통형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가 기존 배터리 대비 5배 높고 제조 비용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일본 파나소닉(Panasonic)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신축되는 테슬라 기가팩토리에 생산라인을 설립해 오는 4월부터 ‘4680 배터리’의 시험 생산에 들어간다. 테슬라는 배터리 공급사를 늘려 ‘세미 트럭’의 대량 생산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 생산은 성장을 가속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배터리 공급 업체로부터 최대한 많은 배터리를 살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중대형 상용차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현대차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Xcient)’의 북미 수출 시기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미국 내 대형 법인 고객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유지하며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엑시언트’의 본격적인 미국 수출은 내년 이후로 예상된다. 스위스 ‘H2 에너지(Enetgy)’와 파트너십을 통한 유럽지역 수소 생태계 구축과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HHM·Hyundai Hydrogen Mobility)를 통한 사용료 지불 서비스에 대한 검증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내 대형 법인 업체들이 3000~5000여 대의 상용 트럭을 관리하며 자체 서비스 정비망과 전용 경로를 운영한다는 점을 활용해 충전소 구축 과제부터 해결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7대가 고객인도 전달식을 위해 스위스 루체른 교통박물관 앞에 서 있다. 현대차는 스위스에서 검증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북미 상용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7대가 고객인도 전달식을 위해 스위스 루체른 교통박물관 앞에 서 있다. 현대차는 스위스에서 검증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북미 상용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차 제공]

최대 과제는 수소 연료전지 스택의 보완이다. 현재 1회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지만, 장거리 주행에는 부족한 탓이다. 현대차는 이를 보완하고자 유럽 모빌리티 서비스 모델에 연료전지 스택을 교체하는 내용을 담았다. 차량을 임대하는 고객사들이 불편하지 않게 비즈니스 모델을 보완하면서 오는 2024년을 목표로 상용차 전용 연료전지 스택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상용차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자율주행 기술의 선도적인 도입도 관전 포인트다. 70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물류 서비스에 특화한 자율주행 기능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고객사 확대의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의 상용차 시장은 성장성 대비 인력이 부족해 자율주행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라며 “독보적인 수소 기술을 보유한 현대차가 짧은 충전 시간과 긴 주행거리를 확보한다면 테슬라의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