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최대 이슈는 ‘부동산’이다. 아파트 가격 급등도 우려스럽지만 지역 간 불균형 심화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큰 문제다. 특히 서울은 강남북 간 불균형이 심각하다. 주거·경제·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강남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강남북 불균형 문제는 최근만의 일이 아니다. 1990년대 초 서울시는 이미 강남북 불균형을 완화하는 정책목표를 세웠다. 이런 목표는 해마다 반복됐지만 불균형은 더 확대됐다. 이렇게 불균형을 완화하겠다는 정책구호와 달리, 불균형이 더 심화된 요인은 무엇일까?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지만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대증적 정책 집행에 있다.

강남북 불균형을 초래한 것 중 하나가 ‘도시철도’다. 1972년에 결정됐던 지하철 건설계획을 보면 강남 지역은 거의 계획에 들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강남 개발 수요를 반영해 서울시에서는 1974년 서울 지하철 계획을 전면 수정, 강남 지역에 지하철을 대폭 확충한다. 좋은 입지와 체계적인 도시철도의 확충은 인구 유입 계기를 제공하고, 유입된 인구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더 지하철을 확충하게 된다. 이런 흐름에 결정타를 제공한 것이 바로 서울시 3기 지하철의 철회다. 서울시는 1, 2기 지하철 완공 후에도 교통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4개 노선의 3기 지하철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사태로 3기 지하철 건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게 되는데, 강남 구간 즉 3호선 오금 구간의 연장과 9호선만을 건설하기로 하고 나머지 계획은 백지화했다. 이렇게 심화된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2000년대 후반 서울시에서는 도시철도망 기본계획을 세워 강북 지역의 지하철·경전철 확충계획을 만들지만 강북 지역의 경우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방법은 무엇일까?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도시철도의 경우 기존의 경제성 분석에 입각한 타당성만 따지게 되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경제적 타당성 외에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요소를 더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에서는 지방 사업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평가 요소를 반영하고 있지만 서울 시내의 지역적 불균형에 대해서는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같은 서울시라 하더라도 지역 간 불균형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이것이 심각한 국가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지표를 서울 시내에도 도입해야 한다.

더 나아가 새로 선출되는 서울시장의 의지도 필요하다고 본다. 기존의 평가 방식에 고수하는 정부의 입장 변화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정부의 입장을 변화시킬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1호선부터 4호선까지의 1기 서울시 지하철은 거의 서울시의 재원과 부채로 건설했다. 정부의 입장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서울시의 재정과 부채만으로 이를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정부지원금 규모만큼 시민 참여펀드를 조성해 조달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게 되면 공공이 만든 지역 간 불균형을 시민의 힘으로 정상화시킨다는 의미도 갖게 된다.

고홍석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