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146개 품목 13%→0%

국제 철강 가격 상승 요인 작용

열연·강관·선재 중심으로 국산과 가격차 좁혀질 듯

중국 정부가 자국 철강업체에 주던 수출환급세 혜택을 대부분 폐지했다. 자국 내 생산 물량을 대부분 내수용으로 돌리겠다는 의미여서 중국 업체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 온 국내 철강 업계엔 청신호가 켜졌다.

2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무원 관세위원회는 철강 제품에 대한 수출 환급세율 인하안을 발표했다. 인하안에 따르면 열연, 철근, 선재, 스테인리스스틸(STS) 등 146개 품목에 대한 수출환급세율 13%를 완전 폐지했다. 도금재와 냉연 제품 일부에 대한 수출환급세 인하 여부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하안은 5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수출환급세는 중국 철강업체가 해외 수출 시 부가가치세 성격인 증치세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중국정부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자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13%의 증치세를 돌려주며 수출을 장려해왔다.

당초 철강업계에서는 일부 품목 폐지나 환급률 일부 인하 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 예상보다 강한 조치가 나온 셈이다.

결과적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업체와 경쟁해 온 국내 철강 업체로선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철강 수출업체는 수출환급세가 폐지될 경우 그에 따른 비용을 상대 수입 업자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철강 가격이 오르는 효과로 이어지는 만큼 국내 철강업체와의 가격 격차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수출환급세 폐지로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품목은 열연, 강관, 및 선재류다. 국내 판매 물량 중 수입산 비중이 높아 중국산 유입이 줄어들면 경쟁 강도가 크게 완화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품목별 수입재 점유율은 ▷열연 31.2% ▷냉연 13.8% ▷후판 20.9% ▷철근 3.4% 수준이다.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등 주요 철강 업체로선 매출과 수익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수출환급세 폐지 결정은 중국의 탄소중립 전략의 일환으로 철강제품 감산과 관련돼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 5차 중앙위원 전체회의에서 확정한 제 14차 5개년 계획에 따라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로 한 중국 정부는 그 일환으로 최대 철강 생산지인 탕산시의 23개 철강사에 대해 최대 50% 감산을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8%대로 예상되는 등 철강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국 내 철강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는 이번 수출환급세 폐지를 통해 자국산 철강재를 수출 대신 내수시장으로 돌리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감산 정책과 수출물량 감소가 맞물려 국제시장에서 철강재 공급부족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철강업체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