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에 주식 넘겨줬지만 67억 과세

주식으로 증여세 납부, 추가로 12억 부과받자 소송

법원, “자식에 명의신탁 맞다” 원고 패소 판결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이명박 정부 실세로 꼽혔던 천신일 세중 회장이 주식 명의신탁 과정에서 부과받은 12억원대 조세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 배준현)는 천 회장이 성북세무서를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천 회장의 두 아들은 2004년 세성항운 주식 8750주를 유상증자를 통해 배정받았다. 과세관청은 2010년 이 과정을 명의신탁으로 보고 67억여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주식을 명의신탁하는 경우, 명의자가 실소유주가 아니어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률 규정에 따른 과세였다.

천 회장은 이 증여세를 세성항운 주식으로 대신 납부했다. 성북세무서는 이 대납을 근거로 양도소득세 12억 5200만원을 추가로 과세했고, 천 회장은 2004년 자식들이 주식을 배정받은 것은 사전에 자신이 현금을 증여해 정당하게 취득한 것이고 명의신탁이 아닌 만큼 증여세 부과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증여세 부과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만큼 증여세를 내는 도중 발생된 양도소득세 또한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천 회장의 두 자녀가 2004년 주식을 취득한 것은 명의신탁에 의한 것이고 증여세 부과처분은 적법하다”고 봤다. 천 회장이 2010년 구속 중이었기 때문에 증여세 부과처분에 불복절차를 밟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형사사건에서 다수의 변호인을 선임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점에 비춰보면 불복하지 못할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두 아들이 세성항운의 실질적 소유자 내지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점도 명의신탁의 근거가 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증여세의 (주식) 물납은 자산의 유상적 양도로 봐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