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과 둘이 있고 싶어서
한여름 집에 혼자두고 떠나
[헤럴드경제] 경북 구미에서 3세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한 혐의로 4일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김모(22) 씨는 빵, 우유 등을 남겨놓고 길게는 사흘 가까이 아이를 홀로 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학대는 약 5개월간 지속됐으며, 이후에는 아예 뜨거운 한 여름에 집안에 홀로 방치한 채 다시 찾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전 남편이 떠나고 한 달 뒤인 2019년 12월 현 남편의 아기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2020년 3월 현 남편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고,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피해 아동은 자신의 집에 방치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현 남편이 출근한 낮 시간에는 자신의 집에서 아기를 돌봤지만, 남편이 퇴근한 저녁이나 주말에는 아기를 자신의 집에 홀로 버려둔 채 남편 집으로 가버렸다. 남편과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김 씨는 월~목요일 저녁 아기를 집에 남겨두고 떠날 때 마들렌 빵 6∼10개, 죽 1개, 200㎖ 우유 4개가량을 안방 텔레비전 근처에 뒀다. 아이가 배가 고프면 스스로 먹도록 한 것이다. 다음 날 아침에 돌아가면 아기는 우유 1개 정도만을 남긴 채 대부분을 먹은 상태로 자거나 울지 않고 방에 머물러 있었다.
금요일 저녁에는 평일보다 많은 양을 두고 나왔다가 월요일 아침에 돌아갔다.
아기는 처음 방치할 무렵 생후 24개월로 추정되며, 이런 식으로 지난해 8월까지 5개월여간 홀로 방치됐다.
김씨는 이후에는 이같은 행동마저 완전히 그만뒀다. 지난해 8월 10일 저녁 빵, 우유 등을 놓아두고 빌라를 나온 뒤 더는 아이를 찾지 않았다. 출산이 임박해 몸이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빌라 아래층에 사는 부모 등 지인에게도 아이를 보살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 김 씨는 아이가 숨졌을 것이라고 추측했지만 두려움에 찾지 않았다.
때는 무더운 한여름이었다. 아기는 거의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아기는 이름이 없었고, 출생신고도 되지 않았다.
사건이 터지고 난 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유전자조사로 김씨는 아기의 엄마가 아닌 언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아기의 엄마는 김씨 집 아래층에 살던 김씨의 엄마였다. 우연찮게 김씨와 김씨의 엄마가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출산했고, 서로의 아기가 뒤바뀌었을 것이라는 게 수사당국의 추정이다. 김씨가 낳은 아기는 현재까지도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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