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 기조연설
규제로는 경영 문제점 해결 안 되는 시대
기업 자발적 ESG 활동 내재화 유도할 것
K-ESG 기준 곧 제공...모든 투자에 적용
“국민연금은 국민재산 지키는 집사입니다. 대부분의 주요 기업들에 투자하는 유니버설 투자자입니다. 개별 기업을 넘어 국민경제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합니다. 지배주주는 대주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주주권 행사 제대로 하겠습니다.”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은 24일 열린 ‘헤럴드금융포럼 2021’ 기조연설에서 ‘ESG의 새로운 길’이라는 주제로 경제와 투자매커니즘으로 기업과 경제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계속 경영상의 문제나 사고가 발생하는 데 대해 “규제로 기업 경영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 시대”라며 “자발적으로 기업경영에 ESG 활동이 내재화도록 국민연금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은 규제에 대해 비용최소화와 위장 등 소극적 대응을 하기 쉬워 내재된 문제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이사장은 “신뢰를 갖추고, 예측가능한, 그리고 투명한 과정을 거친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기업들의 ESG 실현을 강화하는 임팩트 투자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ESG는 성과와 실적으로 검증되는, 투자와 경영리스크를 관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임이 입증되고 있다”며 “기업에는 중장기적인 경영성과를 내고 투자자에겐 장기적 수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내년부터 ESG 평가등급을 일부 국채를 제외하고 국내외 모든 주식과 채권에 적용한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ESG 평가 등급 시 방향과 대상, 원칙 등을 밝혀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매년 2회 정기 평가를 통해 AA(최상), A, BB, B, C, D(최하) 등 6개 등급으로 ESG 평가 등급을 나누고 있다. 내년부터는 모든 운용 자산에 D 등급 기업의 벤치마크 초과 편입을 금지할 예정으로 밝힌 가운데, 이 같은 평가 등급과 관련된 원칙과 기준 공개는 기업 경영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기준 약 834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의 약 43%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규모만 304조원으로 국내 무역수지 67%, 외환보유고 62%에 달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민연금이 대한민국 경제의 대표선수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ESG 전략은 이니셔티브를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연금이 한국형 K-ESG의 모델을 정교하게 만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한국판 ESG 혁신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연금이 자산운용과정에서 쌓인 경험, 노하우, 역량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해 우리 사회의 ESG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ESG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이자, 환경보존, 인권, 공정거래, 지배구조 하나하나는 인류 존속을 위해 당연히 추구했던 보편적 가치”라며 “꼭 해야 하는 투자이며 우리 사회 아킬레스건인 사회적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기회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경제인연합회 10대 그룹 중 7개 그룹이 전담조직을 만들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ESG 항목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500대 기업 중 3분의 2가 ESG에 사업 전략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한다고 하는 등 경영계 관심도 뜨겁다”고 설명했다.
그는 “ESG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이 때 국민연금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성연진·정경수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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